민영화추진 4개 공기업 사장 전세계인 대상 공개채용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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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9면

빠르면 오는 10월부터 담배인삼공사.한국통신.가스공사.한국중공업등 4개 대규모 공기업 사장에 대한 공개모집이 전 세계를 대상으로 실시된다.

이에 따라 외국인도 우리 국영기업체 사장이 될 수 있으며, 특히 사장 자리가 비어있는 담배인삼공사의 경우 외국 유명 담배회사의 전.현직 경영인들이 사장으로 올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선임과정은 별도로 구성된 사장추천위원회 (사추위)가 합숙을 통해 비밀리에 복수후보를 뽑으면 정부 (현재의 대주주)가 이중에서 매출액.순이익등 가장 좋은 목표를 제시하는 후보 1명을 사장으로 선임하게 된다.

재정경제원은 10월부터 시행될 새로운 공기업 민영화특별법에 따라 이같이 전세계에 사장 공개모집 광고를 내고 4개 공기업 사장 선임에 들어가겠다고 25일 밝혔다.

새로운 사장은 이르면 11월말께 최종 선임될 전망이다.

재경원 고위관계자는 "공기업의 '경영 민영화' 를 이루기 위해 법이 시행되면 곧 전 세계를 대상으로 능력있는 전문경영인을 공모할 계획" 이라며 "현재 사장 자리가 비어있는 담배인삼공사가 첫번째 케이스가 될 것" 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공채 신청이 끝나면 사추위가 수능출제위원처럼 호텔방에 합숙하면서 2명을 추천하게 되고, 재경원장관 (현재의 최대주주) 이 직접 면담을 해 매출.순이익.경영계획등을 낱낱이 따져 1명을 최종 선임하게 된다" 고 말했다.

강경식 (姜慶植) 부총리겸 재정경제원장관도 "공기업 민영화특별법의 성패는 사장 선임에 달려있다" 며 새로운 사장 선임방식에 각별한 관심을 보이고 있다.

이렇게 선임될 사장에겐 경영성과에 따라 인센티브가 주어져 경영실적이 아주 좋으면 상장전엔 상여금이, 상장후엔 주식옵션이 파격적으로 지급된다.

사장임기는 사외이사와 같은 3년이나 계약과정에서 매년 연간 목표를 제시하게 되며 경영성과가 아주 나쁘면 임기전이라도 해임될수 있다.

복수후보 선임때까지 호텔방에 '감금' 되는 사추위는 사외이사들이 과반수를 차지하고 그밖에 전현직 사장중 1명, 이사회가 위촉한 민간위원들로 구성된다.

사추위에 들어가는 사외이사는 전체 사외이사중 절반뿐이며 신청자들의 로비를 차단하기 위해 비밀 추첨을 통해 정해진다.

한편 앞으로 정부 지분이 민간에 팔리면 사추위에서 추천된 복수 후보에 대한 최종심사는 자연스레 민간인들로 이뤄진 주주총회에서 하게된다.

이상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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