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지부 보건의료기술 연구과제 마구잡이 선정 중도포기 30건 17억 낭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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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2면

95년 시작된 보건의료기술 연구개발 사업의 과제가 다른 기관의 연구과제와 중복되거나 연구자들이 개인적으로 연구를 포기하는등의 이유로 지난해 무더기 중단됐던 것으로 드러났다.

10일 감사원의 보건복지부에 대한 감사 결과에 따르면 95년 한국보건의료관리연구원 산하 보건의료기술연구평가단이 선정한 연구과제 1백71건(총용역비 94억여원)중 17.5%인 30건이 지난해 4,5월에중도 포기됐던 것으로 확인됐다.

이중 17건은 주제 내용이 불량한 것으로 판정돼 지난해 4월17일 연구가 중단되는 바람에 용역비 9억2천여만원을 낭비한 것으로 지적됐다.또 계속 연구중인 13건의 과제도 연구자들이 개인적인 사정이나 연구비 부족등을 이유로 지난해 4,5월중 연구를 포기하거나 거부해 이미 지급된 용역비 7억5천여만원이 낭비됐다는 것이다.

결국 30건의 연구 용역에 투자된 16억7천여만원의 국고가 쓸데없이 집행된 셈이다.

불량 과제중 S대 정모교수가 주관한'알로인을 유효성분으로 하는 알콜대사 촉진제 개발 연구'등 3건은 이미 알려진 내용으로 밝혀졌고 N제약이 주관한'항당뇨병 약물(DTG-88)개발에 관한 연구'는 과학기술처의 연구과제와 중복된다는 이유로 연구가 중단됐다.

'천연물로부터 뇌기능 개선약물 개발'(C대 李모교수)등 3건은 첨단성이 부족한 과제로 판정됐고'치매 원격의료서비스 개발연구'(S대 禹모교수)등 6건은 연구내용이 연구목표와 관계가 없는등 문제가 있는 것으로 결론이 내려졌다.

지방 W대 정모교수는 연구비를 7천만원 신청했으나 1천9백70만원만 배정되자 과제 수행에 지장이 많다며 계속 연구를 거부했다.

이에 따라 감사원은“연구기획평가단은 국내외 각 연구기관의 연구과제와 연구비용등에 관한 자료를 데이터 베이스화해 연구과제 선정및 평가업무에 활용하고 연구가 중단된 과제의 연구 책임자는 이 사업에 일정기간 참여를 제한하는 방안을 강구하라”고 촉구했다. 이하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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