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골퍼 우즈 초단기 슬럼프 탈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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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9면

골프란 참 묘한 게임이다.잘 맞던 공이 어느날 갑자기 안맞는가 하면 80대 초반을 치던 골퍼가 90타를 훌쩍 넘겨버리기도 한다.세계정상의 프로골퍼도 예외가 아니다.'백상어'그레그 노먼(호주)은 지난해 마스터스대회 최종일 6타차로 앞서다 닉 팔도(영국)에게 오히려 5타차로 처참하게 역전패한 뒤“골프란 원래 그런 것”이라는 의미심장한 말을 남겼다.

지난 7일 끝난 웨스턴오픈에서 우승,시즌 4관왕에 오른'골프천재'타이거 우즈도 7주 동안 극심한 슬럼프에 빠졌었다.그도 골프의 불가사의성에서 예외일 수는 없었던 셈이다.

프로들은 한번 슬럼프에 빠지면 보통 1년 이상 헤어나지 못한다.그러나 우즈는 놀랍게도 7주만에 슬럼프에서 완전히 탈출했다.

프로들이 슬럼프에 빠지는 이유는 보통 심리적 측면과 기술적 측면 두 가지다.전자는 어떤 목적을 이뤄야 한다는 부담감등에 짓눌려 있는 경우고,후자는 갑자기 스윙이 망가지는 경우다.

우즈의'7주동안의 방황'은 후자에 해당한다.우즈의 개인코치인 버치 하먼은 세가지를 지적했다.▶어드레스때 너무 앞쪽으로 쏠린 상체▶스트롱 그립이 위크 그립으로 바뀐 것▶어드레스때 어깨라인이 열린다는 것등이다. 〈그림참조〉 하먼이 지적한 원인은 퍼팅때 가장 문제가 됐다.

우즈는 마스터스에서는 3퍼트를 한번도 하지 않았지만 미국오픈에서는 무려 8개나 범하며 공동 19위에 그쳤다.최종성적이 6오버파(2백86타)였던 점을 감안하면 퍼팅이 치명타였던 셈이다.물론 우즈의 정상복귀는 이같은 단점을 보완하고 예전의 스윙을 되찾았기 때문이다.

우즈가 그렇게 빨리 부진의 늪을 빠져나올 수 있었던 것은 탁월한 재능탓도 있지만 하먼으로 부터 항상 스윙을 지도.점검받고 연구하는 자세에 있다.우즈도 그러할진대 우즈의 그림자에도 못미치는 주말골퍼들이 연습도 안하고 골프가 잘안된다고 투덜댄다.당장 연습장에 가서 스윙을 한번 점검해 보는게 순서가 아닐까. 김종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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