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홍콩 떠나는 영국 총독 크리스 패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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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홍콩은 나의 마음의 고향입니다.이제 홍콩을 떠나야 하지만 10년후 홍콩을 다시 방문할땐 더욱 발전된 홍콩의 모습을 보고싶습니다.홍콩에 영원한 안녕과 평화가 깃들기를 기원합니다.” 홍콩의 마지막 영국 총독인 크리스 패튼(52)이 반환을 4일 앞둔 27일 가족등 일행과 함께 주룽(九龍)반도의 도교사원 왕다신(王大新)을 방문해 홍콩의 장래를 기원하는 제례를 가졌다.

다음은 왕다신에서 가진 패튼과의 기자회견중 주요내용이다.

-홍콩을 떠나는 소감을 말해달라.“지난 5년의 임기동안 좀더 많은 민주화를 이룩하지 못한 점이 아쉽지만 홍콩은 그래도 예전보다 훨씬 더 개방되고 자유화됐다.이제 홍콩을 떠나지만 홍콩은 나의 마음의 고향으로 남아있을 것이다.” -도교사원을 찾은 이유는.“왕다신은 내가 5년전 홍콩에 부임해 왔을때 처음 찾은 곳이다.일이 제대로 안되거나 정신이 산만할때 자주 찾아와 마음의 평안을 얻곤 했다.오늘은 홍콩인의 평화를 기원했다.” -홍콩의 현재 지위를 그대로 보장할 것이라는 중국의 말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믿고 싶지만 회의감이 드는게 사실이다.집회와 시위의 자유등 기본권을 구속하고 있는 신보안법과 같은 악법조항이 홍콩의 민주주의에 나쁜 영향을 미치지 않을까 걱정이다.” -중국인민해방군의 홍콩주둔을 어떻게 생각하나.“인민해방군의 홍콩주둔은 중국의 주권이기 때문에 나로서는 뭐라 말할 수 없다.하지만 7월1일 아침 4천명의 군인과 장갑차등이 홍콩 도심을 통과하는 것은 홍콩과 전세계에 매우 나쁜 신호를 보내는 것이다.중국군 주둔을 몇주 미뤄달라고 했던 나의 요구가 관철되지 못해 안타깝다.” -둥젠화(董建華)초대 행정장관에게 해줄 말이 있다면.“나는 그가 현명한 판단을 할 것이라고 생각한다.하지만 집권 초기에 민주주의와 시민의 자유를 보장하지 못하고 부패와의 전쟁에서도 실패한다면 홍콩의 고도자치와 번영은 험난한 길을 걷게 될 것이다.홍콩시민이 직접 뽑는 직선제 입법국이 빨리 구성돼 제대로 된 민주주의를 실현해야 한다.” 홍콩=유광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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