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샐러리맨 출신 CEO 5인의 성공기] ⑤-<끝>장인환 KTB자산운용 대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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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중앙 회사원의 목표는 한결같다. 바로 CEO가 되는 것이다. 말단 신입사원으로 입사해 최고의 자리에 오른 5인의 CEO. 그들의 성공기를 통해 본 샐러리맨으로 살아남는 법-.

장인환 KTB자산운용 대표
내 성장이 회사의 성장이 되게 일하라
의도적으로 부서 옮겨다니며 일 배워… 동료관계도 좋아야 성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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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인환(50) KTB자산운용 대표는 증권계의 입지전적 인물이다. 1985년 보험사 사원으로 출발한 그는 3년 후 증권계로 옮긴 뒤 11년 만에 KTB자산운용 대표가 됐다. 그는 “월급쟁이로 일했던 14년간 한 번도 회사를 위해 일해본 적이 없다.

나는 항상 나 자신을 위해 일했다. 그러나 내 성장이 궁극적으로 회사의 성장이 되도록 만들었다. 굳이 성공의 비결을 찾는다면, 아마도 그것일 것”이라고 말한다. 4년간의 공군 장교생활을 마치고 입사한 회사는 삼성생명보험이었다.

취업이 수월했던 시절이어서 제대 후 10개가 넘는 기업으로부터 합격 통지를 받았다. 3년간 삼성생명보험에서 ‘관리의 삼성’을 체험한 그는 1987년 동원증권으로 옮겼다. 보험업보다 증권업에 금융의 미래가 있다는 판단에서다.

동원증권에서 그는 10년간 상품운용실·국제영업팀·법인영업팀장 등을 두루 거쳤다. 그는 “회사에 요청해 의도적으로 부서를 많이 옮겨다녔다”고 말한다. 회사에 근무하는 동안 회사의 인프라를 이용해 최대한 많은 것을 경험하고 배워야 한다는 것이 그의 샐러리맨 철학이었기 때문이다.

2년간의 합정지점 근무도 증권의 꽃은 영업이라는 생각에 일부러 자원해서 나간 것이었다. 그는 2년간 동원증권 합정지점장으로 근무하며 합정지점을 전국 증권사 지점 중 약정고 ‘톱10’에 올렸다. 그는 성공 비결로 ‘동료와의 관계’를 꼽았다.

“펀드매니저는 시장을 잘 읽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에 못지않게 중요한 것이 인적자원의 관리입니다. 특히 성공하기 위해서는 동료와의 관계가 중요해요. 동료들이 나를 좋아하면 내 전략을 잘 따라줍니다. 하지만 인간이 얄미우면 아무도 안 따라와요. 그러면 조직의 구성원을 움직일 수 없죠.”

장 대표가 샐러리맨의 성공신화로 등극하게 된 결정적 계기는 1997년 동원증권을 나와 현대투자신탁운용에 창업 멤버로 합류하면서다. 그는 이때 바이코리아펀드(Buy Korea Fund) 운용팀장을 맡으며 전국적으로 이름을 날렸다. 회사 이름이 아닌 그의 이름을 보고 펀드에 가입하는 사람들도 이때부터 생겨났다.

대한민국의 대표적 ‘브랜드 샐러리맨’이 된 것이다. 바이코리아펀드가 한창 잘나가던 1999년 KTB자산운용을 창업하며 샐러리맨 인생을 청산한 그는 불과 10년 만에 KTB를 자산규모 10조 원의 회사로 키웠다. “샐러리맨에게 경제위기는 곧 기회입니다. 매달 받는 월급에 길들여져 안주하고자 하는 것이 샐러리맨의 특성입니다. 위기가 오지 않으면 좀처럼 위험간수를 하려고 하지 않는 것이죠. 위기를 위기로 보지 않고 기회로 본다면 길이 열릴 것입니다.”

글■오효림 월간중앙 기자 [hyol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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