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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샐러리맨 출신 CEO 5인의 성공기] ④ 윤경희 맥쿼리증권 기업금융부문 회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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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중앙 회사원의 목표는 한결같다. 바로 CEO가 되는 것이다. 말단 신입사원으로 입사해 최고의 자리에 오른 5인의 CEO. 그들의 성공기를 통해 본 샐러리맨으로 살아남는 법-.

윤경희 맥쿼리증권 기업금융부문 회장
“당신의 책임을 직시하고 있는가?”
영어 꼴찌에서 1등이 되기까지… “좋아하는 일을 찾고, 그 일에 미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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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2월, 맥쿼리증권의 기업금융부문 회장직에 윤경희(62) 전 ABN암로증권 대표가 선임됐다. 32년간 외국계 금융권에서 쉬지 않고 달려온 그다. 외국계 금융권 0세대를 자칭할 만큼 원로 금융인이지만 일에 대한 열정은 지금도 어느 누구 못지않게 뜨겁다.

지난해 10월에는 국민경제자문회의 민간 자문위원으로 위촉되기도 했다. 윤 회장의 시작은 지극히 평범한 샐러리맨이었다. 서울대 법대를 나온 그는 사법고시에 낙방했다. 그러나 아버지를 일찍 여읜 후 집안 형편이 어려워 공부를 계속할 수 없었다.

처음으로 회사 문을 두드려 취업한 곳은 다름아닌 농협. 아버지의 직장이기도 했던 곳이다. 그런데 아버지가 자랑하던 직장인 농협이 윤 회장에게는 맞지 않는 옷처럼 불편했다.

더 나은 곳을 찾아보기로 결심한 그는 신문에 난 한국 최초의 상업은행(Merchant bank)에서 사람을 모집한다는 광고를 보고 마음을 굳혔다. 라자드의 100% 자회사인 한국종합금융이었다.

우여곡절 끝에 한국종합금융에 입사했지만 윤 회장이 처음부터 ‘될 성싶은 떡잎’은 아니었다. 형편없는 영어회화는 선발 과정에서도 발목을 잡았다. “1년 안에 영어를 통달할 수 있겠느냐”는 면접관의 질문에 “잘할 수 있습니다!”라고 자신있게 대답했다. 그 후 업무와 영어 공부를 병행하는 숨가쁜 날들이 이어졌다.

‘죽기 아니면 살기’로 다짐하고 아침 6시부터 영어학원을 찾았다. 점심을 라면 하나로 때우고, 퇴근 후에도 발길은 집이 아닌 학원으로 향했다. 밤새도록 BBC 방송을 들었다. 그렇게 1년이 지나자 윤 회장은 사내 영어시험에서 1등을 차지할 정도의 실력을 갖추게 됐다. 이후 라자드 본사로 연수를 떠난 그는 기업 인수합병(M&A)과 증권거래가 벌어지는 세계 금융시장 현장을 지켜보며 ‘이 업무가 나의 평생 업’이라고 결심했다.

윤 회장은 그때를 회상하며 “사람은 역시 자기가 좋아하는 것을 해야 한다”고 말한다. 그리고 좋아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아예 미쳐야 한다”고 덧붙인다. 자신의 일을 즐기고 지루함을 느낄 틈도 없이 지내는 것. 이것이 그가 성공적인 금융인으로 살아온 비법이다. 윤 회장은 “인생은 영원한 위험부담의 감수(Risk taking)”라고 강조한다.

인생은 ‘영원한 선택의 과정’이라는 것. 직장을 선택하는 일도 마찬가지다. 어떤 직장을 가고, 어떤 역할을 하고, 어떤 일을 할지 선택을 잘해야 한다. “무엇보다 그 일은 자신이 좋아하고 잘할 수 있는 것이어야 한다”고 힘주어 말한다. “사람들은 대부분 생각만 많고 행동은 적거나, 생각 없이 행동한다. 많이 생각하고 많이 행동하는 것에는 나만의 구체적 기준이 있다. ‘늘 부지런한가? 늘 나를 돌아보는가? 끝없이 자기계발을 하는가? 팀플레이를 하는가?’ 이들 항목이 내가 나를 반성하는 구체적 기준이다.”

글■박미소 월간중앙 기자 [smile83@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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