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경제도 빠르게 식어 간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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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로 중국 경제가 빠르게 얼어붙고 있다. 지난해 4분기 중국 경제성장률(전년 동기비)은 6.8%에 그쳤다. 2001년 4분기 7년 만에 가장 낮은 분기 성장률이다.

지난해 전체로는 성장률 9.0%를 기록했다. 2007년 성장률(13.0%)에 비해 1년 만에 무려 4%포인트가 급락한 것이다. 2001년(8.3%) 이후 7년 만에 최저치이고, 성장률이 한 자릿수로 떨어진 것은 2003년 이후 5년 만이다.

이에 따라 2007년까지만 해도 과열 경기를 걱정하던 중국 경제가 지난해 급강하하면서 사실상 경착륙한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도미니크 스트로스칸 국제통화기금(IMF) 총재는 올해 중국 경제성장률이 5%대로 주저앉을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IMF는 중국의 대량 실업과 빈부 격차 확대를 막을 수 있는 최소한의 성장률을 8%로 보고 있다.

중국 국가통계국은 22일 “2008년 4분기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이 6.8%로 집계됐다”고 발표했다. 또 지난해 GDP는 30조670억 위안(약 4조4216억 달러)으로 2007년에 비해 9.0% 증가에 그쳤다고 밝혔다.

마젠탕(馬建堂) 통계국장은 “국제 금융위기가 확산하면서 중국 경제에 미치는 부정적인 여파가 커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마 국장은 “지난해 10월 이후 세계 금융위기 여파가 중국의 중소기업에서 대기업으로 확산됐으며 동부 연안 지역에서 내륙으로 번지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중국의 산업생산 증가율은 12.9%로 2007년보다 5.6%포인트 줄었다. 중국 최대 경제도시인 상하이(上海)도 지난해 성장률이 1992년 이후 16년 만에 처음 한 자릿수(9.7%)로 떨어졌다. 마 국장은 그러나 “지난해 세계 전체 경제성장률(3.7%), 신흥국 경제성장률(6.6%)과 비교하면 여전히 중국 경제의 성적은 좋은 편”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중국은 지난해 9%의 경제성장률을 기록하면서 지난해 세계 경제 성장에 20% 이상 기여했다”고 강조했다.

한편 지난해 중국의 소비자물가지수는 5.9% 상승했다. 2007년에 비해 1.1%포인트 뛴 것이다. 생산자물가지수도 6.9% 올랐다. 하지만 물가 상승률은 당초 중국 정부의 우려보다 훨씬 낮은 수준이다. 경기 침체로 소비가 위축되고 있는 데다 중국 정부의 강력한 인플레 억제 정책이 효과를 본 때문으로 풀이됐다. 오히려 경기 침체가 이어지면서 올해 역으로 디플레이션(경기 침체 속에 물가 하락)을 우려하는 상황으로 돌변하고 있다. 이에 따라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이 금리를 인하할 가능성이 커졌다.

베이징=장세정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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