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교육방송과 과외비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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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입시학원.보습학원 비리에 이어 교육방송마저 교재선택및 출연진교섭과 관련된 비리 혐의를 받고 있다.사교육비 증가를 막자는 대안이 교육방송의'위성과외'였다.당장 위성과외를 담당해야 할 교육방송이 비리와 연관된다면 그 대책 또한 부실할 수밖에 없다는 우려가 높아질 수 있다.이번 수사를 계기로 교육방송의 문제점이 무엇인지 확실히 밝히고 이런 우려를 없앨 근본대책을 내놓아야 한다.

교육방송은 그동안 우여곡절을 거쳐 지난 3월부터 한국교육방송원이라는 정부출연기관으로 새 출발을 했다.어려운 여건에도 불구하고 제작.운영면에서 괄목할만한 성장을 했다.비록 2년전 일이지만 이 기관의 부원장.감사실장 등 고위간부가 교재채택 대가로 수천만원의 뇌물을 받았다면 어떻게 교육방송을 믿고 위성과외를 맡길 수 있나 하는 의혹이 안 들 수가 없다.더구나 위성과외는 전국 학교에 방송될 교육내용이다.교재의 양과 강사의 영향력이 지금보다 월등히 커질 것이다.비리의 근원적 문제가 척결되지 않는다면 방송에 대한 근본적 신뢰마저 흔들릴 수 있다.

수사내용으로 보면 두가지가 앞으로도 남을 비리의 소지다.교재채택에 따른 비리 여지와 강사선정을 둘러싼 투명성 문제다.지금은 수의계약에서 공개입찰방식으로 교재채택 방식을 바꾸었지만 비리 소지는 여전히 남을 수 있다.위성방송이 단기적 과외방송으로 끝나지 않고 지속적 학교교육의 보완기능을 하려면 교재출판을 외주(外注)로 할 것이 아니라 자체 출판으로 비리소지를 원천적으로 없애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그것은 교재를 염가로 공급할 수 있는 장점도 된다.

지금도 공개 오디션을 통해 강사선정을 하고 있지만 투명성 문제는 여전히 남는다.학원강사를 방송강사로 선정하면 실제로 강사'몸값'은 치솟을 수밖에 없다.선정과정이 힘들수록 몸값은 치솟고 경쟁은 더욱 치열할 것이다.꼭 학원강사 중에서 선정해야 한다는 기본틀을 깨야 한다.전국 교사중에도 훌륭한 강사를 선발할 수 있을 것이다.위성교육방송은 또 하나의 학원과외가 아니라 공교육의 보완기능을 담당할 공교육의 일환이라는 인식에서 출발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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