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셸 어떤 드레스 입을까 시선집중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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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통령 취임 축하 무도회는 미국의 오랜 전통이다. 버락 오바마가 미국의 첫 흑인 대통령으로 취임한 20일(현지시간) 저녁에도 워싱턴 DC 곳곳에서 축하 무도회가 열린다. 오바마 부부는 이날 워싱턴 컨벤션센터에 마련된 무도회를 포함해 10개의 공식 무도회에 참석한다. 할리우드와 스포츠 스타에다 취임식과 무도회 경비를 기부한 각계 인사 등이 함께할 것으로 예상된다. 무도회에는 200~500달러를 주고 티켓을 산 사람만 참석할 수 있다. 그래도 오바마 당선인이 ‘모든 미국인을 위한 열린 취임식’을 표방하면서 무도회 현장은 인터넷으로 생중계된다.

◆미셸의 드레스에 주목=무도회의 하이라이트는 신임 대통령 부부가 춤추는 모습이다. 특히 세계의 이목은 퍼스트 레이디가 입고 등장할 드레스에 집중된다. 월스트리트 저널(WSJ)은 20일 경제가 어려운 상황에서 백악관의 새 안주인이 너무 사치스럽거나 화려한 차림을 하면 비난을 받기 쉽고, 반대로 너무 밋밋하면 촌스럽다는 혹평에 시달릴 수 있다고 보도했다. 미셸은 그동안 미국의 중저가 의류 브랜드인 ‘제이크루’부터 디자이너 나르시소 로드리게스의 드레스까지 멋지게 소화해 내는 등 남다른 패션 감각을 선보였다. 디자이너 오스카 드 라렌타가 무도회 드레스 디자인(오른 쪽 작은 그림)을 추천하는 등 오바마가 당선 수락 연설을 한 뒤 미셸에게 디자이너들의 제안이 쏟아졌다. 그래서 미셸이 누구의 드레스를 선택하느냐가 디자이너의 희비를 가를 것이라고 UPI통신은 전했다.

퍼스트레이디의 드레스가 주목받은 것은 1809년 제임스 매디슨 전 대통령의 부인 돌리로 거슬러 올라간다. 돌리의 담황색 벨벳 드레스는 당시 신문의 사회면을 장식하며 호평을 받았다. 반면 로널드 레이건 전 대통령의 부인 낸시는 취임 행사 의상에만 4만5000달러의 돈을 써 상당한 비난을 받았다. 에이브러햄 링컨 전 대통령의 부인 메리 토드도 비싼 옷을 구입했다가 링컨이 암살된 뒤 옷값을 갚기 위해 가구를 파는 등 곤란을 겪었다.

◆초대 대통령부터 시작=취임 축하 무도회는 1789년 조지 워싱턴 초대 대통령 취임 이후 관례로 자리 잡았다. 첫 무도회는 뉴욕에서 열린 취임식 일주일 뒤에 열렸다. 제임스 매디슨이 대통령직에 오른 1809년에는 워싱턴에서 처음 취임 무도회가 열렸다. 1873년 율리시스 그랜트 대통령의 취임 축하 무도회는 최악으로 꼽힌다. 임시로 지은 무도회장에 난방 시설이 돼 있지 않아 영하를 밑도는 날씨 속에 참석자들이 모두 추위에 떨어야 했다. 프랭클린 루스벨트 전 대통령은 대공황을 이유로 무도회를 생략했다. 로널드 레이건 전 대통령은 경제 침체에도 케네디 센터에서 1인당 500달러에 달하는 식사를 제공해 비난을 샀다.

하현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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