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승 한은총재 "언제 위기 아닌 때 있었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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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 박승 총재가 한국경제 위기론을 반박하고 나섰다. 3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에서 한국 언론의 특파원들과 만난 자리에서다.

그는 위기론에 대한 기자의 질문에 "우리 경제가 위기 아닌 때가 있었는가"라고 반문했다. "과거 오일쇼크와 12.12 사태, 외환위기 때에 비해 지금의 경제위기론은 지나친 감이 있다"는 것이다. 이어 "현 상황이 어렵다는 데는 동의하지만 한국 경제를 주저앉힐 정도는 아니다"고 덧붙였다.

박 총재는 "외국인들이 가장 걱정하는 노사 문제가 큰 고비를 넘고 있고 지금 같은 고유가도 연말까지 가지는 않을 것"으로 낙관했다. 다만 현재의 고유가가 지속될 경우 올해 물가상승률이 당초 예상보다 높아져 4%에 육박하고 경제성장률은 5% 안팎이 될 것 같다고 전망했다. 그는 "하반기부터 경기가 풀릴 전망이어서 금리 인하는 생각하기 어렵다"고 말해 당분간 콜금리(은행 간 거래 금리) 목표를 바꿀 의향이 없음을 내비쳤다.

박 총재는 이에 앞서 미국 경제인들의 모임인 아시아 소사이어티의 현지 초청 간담회에서 "한국의 산업 공동화 구조는 과거 미국.일본이 겪었던 것보다 훨씬 광범위하고 급박하게 진행되고 있지만 남북한 경협 등을 통해 슬기롭게 헤쳐나갈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뉴욕=심상복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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