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당한 인턴' 엉뚱한 환자 腸가스 빼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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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의 한 종합병원 수련의(인턴)가 실수로 엉뚱한 환자의 장에 관(튜브)을 집어넣어 가스를 빼는 시술을 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8일 울산 동구 동부동에 사는 추모(44·여)씨에 따르면 추 씨는 지난해 12월 20일 저녁식사를 한 뒤 속이 몹시 좋지 않아 오후 10시쯤 울산의 한 대형 병원을 찾아갔다. X레이 촬영 결과도 아무 이상이 없자 컴퓨터 단층(CT) 촬영까지 하고 대기하고 있었다.

그런데 한 의사가 5차례나 찾아와 "장에서 가스를 빼내야 한다"며 코로 관을 집어넣을 것을 요구했다. 추 씨는 "검사 결과가 안 나왔는데 벌써 하느냐"고 물었지만 "검사 결과와 상관없이 무조건 빼야 한다"며 추 씨의 코를 통해 장으로 관을 집어넣었다.

그러나 이는 수련의의 실수였다. 자신의 옆에서 함께 대기하고 있던 장폐색증 환자와 착각한 것이다. 병원 측은 "수련의의 착오 때문에 일어난 일"이라 해명한 뒤 "생명에는 전혀 지장이 없다"고 설명하며 관을 추 씨의 몸에서 빼냈다.

그러나 추 씨는 병원 측의 태도가 무성의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는 "가정의학과 과장이란 사람이 찾아와 아무런 일도 아니라는 듯 '나를 10번이라도 찔러보라'며 관을 들이밀었다"며 "이게 병원이 환자에게 취할 태도냐"며 반발했다. 추 씨는 통증 때문에 진통제를 놔 줄 것을 병원 측에 요구했지만 거절당했고 이날의 후유증으로 다른 병원에 입원하는 등 병원 측에 보상금 200만원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병원 측은 "현장에서 과실을 인정했고 적정 수준의 보상은 가능하지만 200만원은 지나친 요구"라며 "문제가 된 관은 신생아의 코에도 삽입하는 안전한 도구인데 환자가 감정이 지나치게 격해져 이 같은 상황까지 온 것 같다"고 전했다.

디지털뉴스 jdn@join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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