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 스포츠 뉴 리더 ② 임오경 서울시청 감독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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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일 서울 잠실 숙소에서 포즈를 취한 임오경 감독. [김민규 기자]

 지난해 개봉했던 핸드볼 영화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의 주역 임오경(38)이 신생 팀 서울시청의 감독으로 올 시즌 데뷔한다.

일본 히로시마 메이플레스 핸드볼팀에서 감독 겸 선수로 14년간 활동한 그는 지난해 5월 귀국해 서울시청팀 창단 작업을 지휘해 왔다.

다음 달 데뷔전을 앞두고 있는 임오경 감독은 마음가짐부터 단단히 하고 있다. 수시로 잠실대교를 건너 아차산까지 등산을 통해 체력을 길렀고, 선수들과 가까워지기 위해 4개월간 합숙훈련도 자청했다. 체질적으로 술에 약하지만 주기적으로 선수들과의 술자리를 만들어 화합을 도모했다. 그는 “자신이 생겼다. ‘여자라서, 혹은 방송 등 다른 일정에 시간을 뺏겨서 팀이 저 모양이다’라는 소리를 듣지 않기 위해서라도 잘 해낼 것”이라고 다짐했다.

◆대외적 목표는 3등, 마음속 목표는 1등=임오경 감독이 이끄는 서울시청 여자핸드볼팀은 지난해 7월 창단식을 했다. 하지만 선수가 7명뿐이어서 아직까지 공식 경기엔 나오지 못했다.

최근 국가대표 출신 윤현경과 용세라(이상 한체대) 등 7명의 식구가 새로 들어오면서 모양새를 갖췄고, 다음 달 8일 개막하는 핸드볼큰잔치에 모습을 드러낸다. 그것도 최강 벽산건설과 개막전을 치른다. 임 감독은 “솔직히 벽산과의 첫 경기는 부담이 크다. 하지만 밑져야 본전이라는 생각이어서 데뷔전이 기다려지기도 한다”고 말했다. 그는 “대외적으로는 3등이 목표라고 말하지만 마음속 목표는 우승이다. 선수들에게도 ‘전쟁은 시작됐다’고 선포했다”며 웃었다. 지난 2일에는 아차산의 한 절에 가서 104배를 올렸다. 108배가 아닌 이유를 묻자 “불교 신자가 아니어서 108배인 줄 몰랐다. 절에 가서 마음을 가다듬으며 소원을 빌었다. 100번으로 아쉬워서 4번을 더했다”고 말했다.

◆나를 선수들에게 맞추겠다=그는 “서로에게 기댈 수 있는 팀 분위기를 만들고 싶다”고 했다. 이를 위해 TV 프로그램 ‘1박2일’을 본떠 근교로 MT도 다녀왔고, 간간이 집으로 선수들을 불러 피자 파티도 열었다. “훈련장에서는 눈물이 쏙 빠질 만큼 혼을 내기도 하지만 밖에서는 좋은 언니가 되려고 노력한다”고 했다.

임 감독은 “일본에서의 경험을 통해 깨달은 건 내 스타일에 선수들을 맞추려고 하면 망한다는 거다. 선수들의 눈높이에 나를 맞추고, 그들을 모시는 기분으로 팀을 이끌어야 팀워크가 살아난다”고 설명했다. 새내기 지도자의 감독 실험이 올해 어떤 결과를 맺을지 궁금하다.

◆비주얼 시대에는 선수도 예뻐야=평소 임 감독은 여성스럽고, 패션 감각이 뛰어나다. 서울 잠실의 석촌호수와 롯데월드가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그의 집은 마치 인테리어 잡지에 실린 화보처럼 세련되고 깔끔했다. 어느 분야에서건 지지 않으려는 그의 성격이 드러난다. 그는 “운동도 잘하고 싶지만 운동선수라서 예쁘지 않다는 소리를 듣는 것도 싫다”고 말했다. “패션, 인테리어에 관심이 많아 살 게 없어도 동대문이나 백화점에 들르기를 좋아한다”면서 “우리 선수들에게도 ‘꾸며라. 만일 외모에 불만이 있다면 운동에 지장을 받지 않는 선에서 성형도 괜찮다’고 말한다. 지금은 무엇을 하든 외모가 플러스다”고 강조한다.

온누리 기자, 사진=김민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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