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 강에 1000일 동안 19만 명 … 물길 따라 일자리 만든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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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승수 국무총리가 29일 경북 안동시 운흥동 낙동강변에서 열린 ‘ 생태하천 조성사업’ 착공식에 참석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안동=뉴시스]


정부는 4대 강 사업으로 3년간 19만 개의 일자리가 생길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는 한국은행의 ‘건축업 고용 유발 계수’(10억원당 16.6명)를 기준으로 단순 계산한 것이다. 서승환(경제학) 연세대 교수는 “건설업의 고용 창출 효과가 일반 제조업보다는 두세 배 크다”며 “정부가 계획만 잘 짜면 목표치 이상의 일자리를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대우건설 김광희 상무는 “건설 현장이 많아져야 주변 식당도 잘되고 현장 인력도 늘어나 지역 경기가 살아난다”며 “실물경제를 빨리 살리려면 4대 강 사업을 여러 곳에서 동시다발적으로 벌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4대 강 사업 어떻게 하나=하천 바닥을 파서 오염물질을 제거하고 물길을 확보하는 게 기본이다. 하천 곳곳에 홍수·가뭄 조절용 저류지와 소규모 보가 생긴다. 여기에 둔치 개발과 문화·관광 사업을 접목한다. 안동 2지구는 전형적인 하천 정비사업이다. 방치됐던 하천 4.1㎞를 정비하고, 자전거도로 14.7㎞가 새로 생긴다. 이 지역은 이미 생태하천 정비계획을 만들어 둔 곳이어서 조기 착공이 가능했다.


나주 지구는 광주·전남 혁신도시라는 점이 고려됐다. 하천 개발을 지역 개발에 연계해 보려는 시도다. 나주시는 수변공원 네 곳과 생태습지 세 곳이 조성되면, 매년 10월 열리는 영산강 문화축제가 더 활발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승수 국무총리는 착공식에서 “이번 사업을 통해 나주에 활력을 불어넣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내년 5월 종합적인 사업계획이 나오면 개발은 더 속도를 낼 전망이다. 사업비는 낙동강이 7조6000억원으로 가장 많다. 강이 긴 데다 정비가 필요한 곳이 몰려 있기 때문이다. 안동을 시작으로 대구·부산으로 사업이 이어진다. 한강은 충주에서 첫 공사를 시작할 예정이다. 영산강은 나주에 이어 함평이 두 번째 사업 대상이다. 금강은 행정중심복합도시가 들어서는 연기를 중심으로 한다. 각 지역은 기본적인 사업 외에 해당 지역의 특수성을 살린다. 특히 대구는 2011년 세계 육상선수권 대회에 맞춰 공사가 진행된다. 1986년 아시안게임, 88년 서울 올림픽을 겨냥했던 한강종합개발 사업의 대구판인 셈이다.

◆일자리 구하려면=4대 강 살리기 공사는 중앙정부나 지방자치단체가 대형 건설업체를 사업자로 지정해 추진한다. 대형 건설업체는 공사 성격별로 전문건설업체를 하도급 업체로 선정해 공사를 맡긴다. 하도급업체 선정엔 지역을 안배할 계획이다.

공사 인력의 채용은 실제 현장공사를 맡는 전문건설업체가 주도한다. 일자리를 찾는 사람들은 전문건설업체가 언제 인력을 채용하는지 주의 깊게 살피고 있어야 한다. 대형 건설업체는 이르면 내년 1월 초에 전문건설업체를 선정할 예정이다.

일용직으로 채용된 사람들은 주로 강기슭이 강물에 휩쓸려가지 않도록 블록을 쌓거나 흙을 운반하는 일을 맡게 된다. 낙동강 안동 2지구 생태하천 조성 사업자로 선정된 남영건설의 이창재 부장은 “당장 공사에 필요한 인원은 하루 100명 정도이며, 공사 기간을 3년에서 조금 모자라는 1000일로 잡고 있다”고 말했다. 3년간 안동 2지구 공사에서 연인원으로 약 10만 명이 참여하게 된다. 일당은 해당 지역에 형성돼 있는 수준인 7만5000~8만원이 될 전망이다.

정부와 시공사는 해당 지역 주민들에게 우선적으로 일용직 자리를 주는 것을 검토 중이다. 아직 현장사무실이 세워지지 않았다. 사업자로 선정된 남영건설과 대선건설(나주)은 올해 안에 현장 사무실을 만들 계획이다. 공사는 하도급업체가 결정되고 인력 채용이 마무리되면 내년 1월 중반 시작할 계획이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 권오현 연구위원은 “지역 일자리를 많이 만들고 예산 낭비를 막기 위해선 지역 사정을 잘 아는 지자체와 지역건설업체 주도로 사업을 진행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김재영 국토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단순히 하천 공사만 하지 말고, 강에서 반경 30㎞ 지역을 아우르는 종합 개발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30㎞는 서울의 한강을 기준으로 수원에 이르는 거리다. 김 연구위원은 “문화관광레저와 관련한 개발은 관광객을 끌어들일 수 있도록 지역별 특색을 확실히 살려가면서 해야 한다”고 했다.

송의호·김영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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