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수료 6000원으로 옥바라지 고민 해결”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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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3호 24면

“미결수 면회는 하루 1회, 7분 면담이 고작입니다. 지방에서 서울로 면회 온 사람이라면 하루 이틀쯤 고생할 각오를 해야죠. 면회 한번 하기가 얼마나 번거롭고 까다로운지 겪어 보지 않고는 모릅니다.”

이색 사업 나선 개그맨 권영찬

개그맨 권영찬(39·사진)씨는 누구보다 교도소·구치소 면회의 고충을 잘 아는 사람이다. 2005년 억울한 고소를 당해 37일간 구치소에서 지낸 경험이 있기 때문이다. 이때 권씨의 어머니가 옥바라지를 했는데, 고생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단다.

개그맨이라는 ‘직업의식’ 덕분일까. 권씨는 ‘이런 불편함을 덜어 주는 사업을 해 보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됐다. 마침 비슷한 생각을 하던 수용생활 민원 대행업체 ㈜사랑솜을 알게 돼 이 회사와 손잡고 지난달 옥바라지 대행 서비스에 나섰다.

인터넷(www.okbaraji.co.kr)이나 전화(1600-5847)로 주문을 받아 전국 47개 교도소·구치소에 있는 미결수·기결수에게 영치금·영치품이나 서신 등을 전달하는 사업이다. 권씨는 “회당 6000원으로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며 “월 수만 명에 이르는 면회객에게 경제적·시간적으로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권씨가 인터넷 홈페이지 개설과 배달 시스템 정비에 투자한 돈은 1억5000만원. 준비기간만 1년6개월이 걸렸다. 덕분에 수도권은 하루, 지방은 이틀이면 영치금·영치품 전달이 가능하다. 나중에 고객에게 처리 결과를 인터넷·전화로 확인해 준다. 권씨는 “24일까지 수용자에게 크리스마스 서신 무료 전달 서비스를 하고 있다”며 “사업적으로 성공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봉사한다는 데서 보람을 찾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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