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어디든지 주한미군 투입 가능"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01면

찰스 캠벨(중장)한미연합사 참모장 겸 주한 미8군 사령관은 25일 "주한미군은 앞으로 역내(동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우발상황이 발발할 경우 이를 조정하기 위해 투입될 수 있을 것"이라며 "역내가 아니더라도 전 세계적으로 필요한 곳에는 언제든지 투입될 수 있다"고 말했다.

캠벨 참모장은 이날 오전 용산기지 내 미8군 사령부에서 기자간담회를 자청, "주한미군의 작전 범위는 한반도뿐 아니라 동북아로 확대될 수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주한미군의 고위급 장성이 공식석상에서 주한미군의 활동 범위가 동북아 또는 전 세계로 확대될 수 있다고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캠벨 참모장은 "21세기 한.미 연합군은 인도주의적 작전이나 동북아 평화 유지 작전에도 투입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해 주한미군뿐 아니라 한국군의 작전 영역도 확대될 수 있음을 시사했다.

그는 "현재 미 육.해.공군은 원정군의 개념으로 운영되고 있으며, 예전보다 민첩성.유연성.대응력.살상력 등이 대폭 강화된 상황"이라며 "미래 한.미 동맹 관계도 이 같은 미군 전력 운영 방침의 획기적 전환과 국제 안보환경의 변화에 적응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캠벨 참모장은 이어 "한.미 동맹은 한국이 지난 수십년간 안전과 번영을 누릴 수 있도록 한 초석이자 동북아 평화의 주요 열쇠였다"며 "해외 주둔 미군 재배치 계획(GPR)에도 불구하고 한.미 군사동맹에 대한 미국의 기존 공약에는 전혀 변함이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 "한.미 양국의 한반도 방어능력을 숫자 중심으로 생각하지 말아달라"며 "크게 향상된 한국군의 전력과 주한미군의 전력, 동북아 지역 미군의 전력, 그리고 전략적으로 얼마든지 신속 전개가 가능한 미군 전체의 전력을 종합적으로 판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캠벨 참모장은 "미국은 한반도 방어 전력 강화를 위해 향후 4년간 110억달러를 투자할 방침"이라며 "아파치 헬기, 패트리엇 미사일(PAC-Ⅲ), M1.M2 전차 중 일부는 이미 한반도 배치가 완료된 상황"이라고 밝혔다.

캠벨 참모장은 이라크로 차출되는 주한미군의 한국 복귀 여부에 대해 "장관급 회담뿐 아니라 양국 정상회담 등을 통해 충분히 협의한 뒤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민석 군사전문기자, 박신홍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