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덕수패 사물놀이 첫 장기 공연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42면

사물놀이의 대명사인 김덕수(金德洙.45)씨가 데뷔 40주년,사물놀이 창단 20년째를 맞아 21일부터 27일까지 문예회관 대극장에서 7일간의 장기공연에 돌입한다.
올해부터 처음 시도되는 장기공연이라는 점에서 눈길을 끄는 이번 공연에는 金씨를 비롯해 사물놀이 한울림 소속의 단원 15명이 출연,장구.징.꽹과리.북등 악기별로 4명의 연주자가 참가한다. 연주곡목은 사물놀이의 진수랄 수 있는.비나리'.판굿'.삼도설장고가락'.삼도농악가락'.판굿'등.공연문의 02-747-9998. 김덕수패 사물놀이가 단독공연을 갖는 것은 서울서는 오랜만의 일이다.
지방에서는 단독공연을 자주 갖는 편이지만 서울에서는 최근 재즈그룹이나 판소리 명창등과의 크로스오버 공연이 많다 보니 오히려 음악팬들은 사물놀이만 무대에 오르는 공연을 한동안 만나지 못했다. 92년부터 2년마다 재즈그룹 레드선과 합동무대를 선보인 그는 지난해 판소리 명창 안숙선씨와의 .공감'공연에서도 전석 매진이라는 기록을 수립했다.
金씨는 앞으로 단발성 공연보다는 깊은 예술성으로 관객과 밀착된 호흡을 나눌 수 있는 페스티벌 형태의 장기공연에 치중할 계획이다. 57년 다섯살때 남사당의 새미(무동타는 어린이역)로 시작된 그의 음악인생 40년..농사꾼들의 음악'(농악)이라는 질시를 받으면서 소멸 위기에 놓였던 풍물놀이를 실내악 형태로 정리하고 다듬은.사물놀이'를 시작한지도 어언 20년이 지 났다. 11세때 전국농악경연대회에 충남대표로 참가하면서부터 국악계에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한 그는 일찍부터 한국민속가무단.리틀엔젤스 단원으로 활동하면서 장구를 손에 잡았고 지난 77년 김용배.이광수.최종실씨등과 함께 국내 최초로 사물놀이팀 을 결성했다. 최근 사단법인 사물놀이 한울림을 출범시켜 연주와 교육을 병행하고 있는 그는 야외공연 위주였던 농악의 정수를 4명의 타악기 주자가 빚어내는 실내악 편성으로 집대성해 민속악의 예술화를 꾀했고 재즈.록.판소리와의 크로스오버 작업으로도 대중적인 인기를 모았다.
또 베를린 우파 파브릭에서 열린.96 베를린 난장'에 이어 지난해말 예술의전당에서 10일간 계속된.우면산 겨울난장'으로 세계 각지에서.난장트기'운동을 벌이고 있다.
.난장(亂場)'은 상거래는 물론 정보교환과 각종 연희가 벌어지던 개방적이고 자유스러운 민족 고유의 축제공간.
지난해에 이어 오는 5월 세계사물놀이 겨루기대회를 서울에서 개최하고 6월에는.아시아 환타지'공연에 맞춰 일본 후쿠오카.오사카에서 난장을 펼친다.
또 7월부터 베를린.런던.로스앤젤레스에서 난장을 개설하고 9월 APAC 서울대회에 맞춰 동양의 타악기를 한데 모아 공연할계획이다.

<이장직 음악전문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