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찔금찔금 파업 기업 멍든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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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지방의 한 기업이 노동관계법 개정에 항의하는 노조파업을 막고자 법원에 노조의 쟁위행위금지 가처분신청을 냈다.가처분신청 이유가 절박하다.“제품제조 공정이 나일론.폴리에스테르 원사 등 원료가 파이프라인을 타고 흐르는 연속 화학공정인데 한번 가동이중단되면 엄청난 손실을 보기 때문에 다급한 마음으로 가처분신청을 냈다”고 했다.법원측은 가처분신청을 이유있다고 보고“노조는종업원들의 근로종사를 방해하지 말고 쟁의행위에 들어가서도 안된다”고 결정했다.
2단계 파업에 들어간 민주노총을 보면서 우리는 법원과 똑같은판단을 내리고 싶다.가처분신청을 낸 기업뿐만 아니라 모든 기업이 지금 똑같은 절박한 심정에 빠져있을 것이다.가뜩이나 기업이어려운 형편에 찔끔찔끔 파업을 해대니 기업만 속으로 멍이 깊이들뿐이다.기업이 멍들면 결국 불이익은 종업원에게 돌아가고 이것이 쌓여 나라 경제 전체가 회생 불가능의 늪에 빠진다.
노동관계법 변칙처리에 대한 강한 항의는 지난 연말 파업으로 충분히 전달됐다.이미 개정법안을 정부가 공포했고 3월이면 시행에 들어간다.이제는 노동계의 불이익을 줄일 수 있는 대안제시에노력하는 것이 현실적이고 합리적인 투쟁방식이다.
근로자지원법에 어떤 조항을 넣고 이미 제정된 고용보험법을 살려 근로자의 이익을 얼마나 더 향상시키느냐에 중지를 모으는 지혜가 더 바람직하다.
노동관계법 개정안 전면백지화 투쟁은 현실성이 없다.정치적 문제를 노조가 물고 늘어져 노조의 정치투쟁으로 이어질까 두렵다.
특히 금주엔 현총련산하 노조와 제2금융노조.방송노조.병원노련이가세해 또 한차례 대규모 파업이 예고되고 있다.
파업이 확대되면 노조지도부 검거와 공권력동원은 불가피해진다.
국회의 변칙처리라는 경제외적 문제로 나라 경제가 결단날 판이다.이는 어느 기업,어느 노조원도 바라는 바가 아니다.그동안 민주노총은 지하철파업 철회 등으로 자제와 현실적 투쟁을 했다는점에서 좋은 평가를 받았다.더이상 강경투쟁을 하 지 말고 설득력 있는 대안제시를 요구하는 합법적 투쟁을 벌이기를 거듭 강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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