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자존심 GE도 “돈 좀 …”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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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신용평가사인 피치 주최로 13일 서울 명동 전국은행연합회에서 열린 ‘글로벌 구조화 금융 콘퍼런스’ 에 참석한 피치사의 관계자가 세계 금융시장 동향에 관한 주제 발표를 듣고 있다. [연합뉴스]

금융위기가 심화되면서 제너럴일렉트릭(GE)·아메리칸익스프레스(아멕스) 카드 등 미국을 대표하는 기업들이 잇따라 정부에 구원을 요청하고 있다.

12일(현지시간) GE는 금융 계열사인 GE캐피털이 발행하는 채권에 대해 미국 정부가 내년 6월까지 지급 보증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금융위기 발발 이후 연방예금보호공사(FDIC)가 은행들을 대상으로 도입한 ‘한시적 유동성 보장 프로그램(TLGP)’에 GE캐피털도 포함시킨 것이다.

GE의 러셀 윌커슨 대변인은 이날 “채권의 보증 한도는 1390억 달러”라면서 “이번 조치로 다른 금융사들과 같은 조건에서 채권을 발행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GE는 신용등급이 AAA로 미국 내 최고 우량기업이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신흥 시장에서 꾸준한 수익을 올리며 금융위기에서 비켜나 있는 듯했다. 하지만 금융위기가 전 세계로 확산되고 실물 경기가 급속히 얼어붙으면서 상황이 급변했다. GE의 주가는 올 초에 비해 반 토막이 났다. 실적 목표치도 두 번이나 낮췄다. 제프리 이멜트 최고경영자(CEO)는 “GE의 매출과 수익에서 금융 부문이 차지하는 비중이 절반가량이었지만 내년에는 40%로 축소될 것”이라고 전망하기도 했다. 월가를 중심으로 “GE도 위험하다”는 말이 돌면서 이멜트는 최근 직원들에게 “AAA의 신용등급을 반드시 지켜야 한다”는 지침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아멕스도 정부에 35억 달러 규모의 구제 금융을 신청했다고 월스트리트 저널(WSJ)이 이날 보도했다. 미국 최대 신용카드사인 아멕스는 실물 경기 침체로 신용카드 사용이 줄고 연체율이 늘면서 곤경에 빠진 상태다. 앞서 아멕스는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승인을 받아 은행지주회사로 전환했다. WSJ은 “아멕스 경영진이 중앙은행으로부터 보다 신속하고 확실한 지원을 받기 위해 지주사로 전환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금융업체에 대한 구제금융은 속속 진행되는데 비해 빈사 상태인 자동차 업체 지원 여부는 아직도 오리무중이다. 정부와 공화당이 냉담한 입장이기 때문이다. 민주당 지도부는 다음주 중 정부가 자동차 3사의 주식을 담보로 잡고 자금을 공급하는 방안을 의회에 상정할 계획이다. AP는 이르면 20일께 표결이 이뤄질 것으로 전망했다.

조민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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