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빈집 동난 경북 성주읍 … 갑자기 무슨 일?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13면

참외로 유명한 경북 성주군의 공무원 정재호(29)씨는 결혼해 4월부터 살던 대구시 달성군 다사읍의 전세 아파트를 내놓고 15일 이사를 한다. 새로 옮길 집은 군청 소재지인 성주읍 내 전세 아파트.

그가 7개월 만에 다시 이사를 하는 것은 이창우(70) 성주군수의 ‘지시’ 때문. 이 군수는 이달 초 직원 조회 때 “성주에 살지 않는 직원은 모범공무원 표창·해외연수 등에서 제외하고 승진 등 인사 때 불이익을 주겠다”고 밝혔다. 대구시 서쪽 시 경계에서 성주읍까지는 왕복 4차선 도로가 시원스레 뚫려 있어 자동차로 20분이면 닿는다. 이 때문에 성주군청과 읍·면 전체 직원 558명 중 절반 가까운 250여 명이 대구에서 출퇴근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 군수는 “만나는 주민마다 공무원들이 성주에서 번 돈을 대구에서 다 쓴다며 질타를 한다”며 “성주 공무원은 성주에서 솥을 걸고 밥을 해먹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농촌 자치단체에서 인구 감소를 막기 위해 공무원의 주소를 지역에 옮기게 한 사례는 많지만 실제 거주까지 ‘강제’한 것은 드문 일이다. 대구와 낙동강을 사이에 둔 성주군 인구는 1960년대 중반 12만여 명까지 됐으나 지금은 4만5000여 명으로 줄었다.

이 군수의 지시로 대구에서 출퇴근하던 공무원들은 이사 준비로 분주하다. 군청의 이모(52) 계장은 “대학생 아들·딸을 대구에 두고 아내와 함께 고향인 성주 부모 집에 옮겨 살기 위해 주택을 수리 중”이라고 말했다. 그는 “지역경제를 살리겠다는 군수의 의지 때문에 더 이상 눈치 보기도 어렵다”고 군청 분위기를 전했다. 그러나 일부 공무원은 “이해는 되지만 주거의 자유를 제약하는 것은 문제”라며 볼멘소리다.

공무원들이 농촌 빈집·아파트·원룸을 잇따라 구하면서 성주읍에는 때아닌 전세난이 일고 있다. 군청 인근 B부동산 지모(48) 소장은 “공무원 3~4명의 상담을 받는 등 전세·매매 주문이 늘고 있지만 물량이 없다”고 말했다. 주민과 음식점·주점들은 대환영이다.

성주=황선윤 기자

[J-HOT]

▶ "'할랄' 표시 없으면 장사가 안 돼요"

▶ 김혜수 죽을뻔 한 '아찔' 붕괴 순간 그가…

▶ '아침마당' 이금희, 방송중 눈물 '그렁그렁'

▶ 영덕대게 한번에 '쏙' 빠지면 싱싱한줄 알았는데…

▶ '꽉 달라붙는 속옷' 좋아하시는 분 보세요

▶ 돈 안 들이고도 건강 유지하는 9가지 방법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