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산물도 상표 붙여야 제값-믿을 수 있다 인식 확산 탓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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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4면

경남 하동에서 배 농사를 짓는 강명록(35)씨는 부산시 농협공판장에 출하 하면서 상자당 4만원씩밖에 못받았을 배에 하동군생산품임을 뜻하는.송림'(松林)상표를 붙인 덕분에 이보다 3천원이 비싼 4만3천원씩에 팔았다.
강씨가 출하한 배는 25개 내외가 든 2다이(15㎏ 상자당 21~30개를 담은 것) 1백50상자로 이중 1백20상자는 상표가 붙었고 30상자는 상자 제작과정상의 착오로 상표가 붙지 않았다. 그런데 상표가 붙지 않은 것은 4만원에 경락된 반면 상표가 붙은 것은 3천원씩 더 비싸게 낙찰된 것이다.
이와 관련,강씨는“품질이 엇비슷했는데도 가격차가 난 것은 지난해부터 군(郡)차원에서 공동상표를 쓰기로 한 이후로 하자있는물건을 넣지 않는등 소비자들이.하동산'은 믿을 수 있다는 인식을 갖도록 노력한 결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배뿐만 아니라 쌀.단감등 다른 농산물들도 상표를 붙여 판매한경우가 그냥 팔았을 때보다 훨씬 높은 가격을 받은 것으로 농촌진흥원 조사결과 확인됐다.
경남 농진원이 95년부터 1년간 도내 농가 판매가격과 상표의상관관계를 조사.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쌀은 일반판매시 ㎏당 평균 1천3백10원을 받은데 반해 상표를 붙여 판매했을 때는 1천4백48원으로 21.3% 높았고,방울토마토(4 .6%).단감(8.8%).배(14.4%)등도 상표가 고가판매에 제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정정석 농촌진흥원 연구사는“농산물도 소비자가 찾아줘야 제대로값을 받을 수 있는 만큼 찾을 수 있도록 문패 구실을 해주는 상표의 중요성을 제대로 인식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기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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