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리포트>민주당 정치헌금 스캔들 확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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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9면

미국 아시아계의 대(對)민주당 정치헌금 스캔들이 갈수록 요지경속이다.관계된 인물들의 범위가 계속 확대돼 그 내막은 더욱 깊은 수렁으로 빠져들고 있기 때문이다.
민주당전국위원회(DNC)가“불법이거나 문제가 있다고 판단돼 되돌려줬다”고 밝힌 헌금액수는 모두 1백50만달러.이 사건의 주역인 존 황 전(前)DNC모금담당자가 지난 선거기간중 모았던3백40여만달러중 상당부분이 되돌려진 것이다.
현재까지 드러난 헌금자들의 연고를 국적별로 보면 인도네시아.
중국.대만.한국.베트남등.
한국기업으로는 이미 알려진대로 청암 아메리카사가 있다.이회사가 헌금한 26만달러는 민주당이 되돌려 줬으나 빌 클린턴 대통령과 이 회사의 존 리 회장의 백악관 면담기록이 최근 드러나 다시 시비대상이 됐다.
중국계인 찰스 야 린 트리라는 사업가도 문제의 인물이다.아칸소주의 리틀록에서 중국음식점을 경영했던 트리는 당시 클린턴 주지사와 맺었던 인연을 토대로 지난봄 클린턴 대통령의 개인적인 송사비용으로 64만달러를 건네준 것이 최근 밝혀졌 다.이 돈도모두 반환됐으나 클린턴의 도덕성에는 또한번 금이 갔다.
존 황이 다리를 놓은 인도네시아계 하심 닝의 경우 사위를 통해 45만달러라는 거액을 민주당측에 헌금했다.클린턴 대통령은 그가 병원에 입원하자 마자 쾌유를 기원하는 친필 서한을 보좌관을 통해 전달했다.
이밖에 태국계인 두왕네트 크로넨버그가 25만3천달러를,캘리포니아에 기반을 둔 요게시 간디는 32만5천달러를 헌금했고,대만계 수마 칭 하이는 캘리포니아 사찰에서 민주당을 위한 모금집회를 열었다.
아시아계와 민주당의 가교역할을 한 인물도 존 황 뿐 아니라 여럿이었던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클린턴의 어릴때 친구로 백악관보좌관을 역임했던 마크 미들타운이 그중 하나다.미들타운은 주로하심 닝 등과 접촉한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다 민주당소속 일본계 하원의원인 로버트 마쓰이 의원의 부인이면서 클린턴의 부보좌관인 도리스 마쓰이도 이번 스캔들과 관계있는 것으로 드러나고 있다.뉴욕타임스등은 DNC가 아시아계로부터 7백만달러를 모금하겠다는 전략을■세우는데 마쓰이가 관여했다고 보도했다.
아시아계 헌금문제에 대해 법무부는 공화당측의 특별검사 임명요청을 세차례나 거부했지만 사찰팀을 동원,내사를 하고 있다.또 연방선거위원회(FEC)도 이를 조사중이다.
하지만 가장 관심을 끄는 것은 내년 1월7일 개원되는 의회의청문회.공화당측은 이 사건을 워터게이트 못지않은 비리로 규정,철저조사를 공언하는 만큼 민주.공화당 사이에 치열한 공방전이 전개될 전망이다.
[워싱턴=김용일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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