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악관 최연소 거주자 오바마 딸 기록 세울듯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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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락 오바마(47) 미국 대통령 당선자는 대선 캠페인 동안 줄곧 '변화'를 주창해왔다. 또 '원칙'과 '효율' 그리고 '비밀 엄수' 등은 오바마의 캠페인에서 빠지지 않는 단골 화제였다. 언뜻 보기에는 조지 W 부시 정부에서 지속해 온 정책 기조와 별 차이가 없어 보인다. 부시 정부는 지난 8년 간 비밀리에 효율적 정책을 추구해 왔기 때문이다. 그러나 오바마의 당선으로 미국은 역사의 새로운 페이지를 장식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오바마는 44대 대통령에 당선됨으로써 미국 역사상 최초의 흑인 대통령이라는 새로운 기록을 남기게 됐다. 전 세계는 새로운 시각으로 미국을 바라보게 될 것이고, 백악관은 신임 대통령을 맞아 새 단장을 하게 된다.

오바마의 작은 딸(7)은 백악관의 최연소 거주자 기록을 경신하게 된다. 지금까지 최연소 기록은 1977년 지미 카터 대통령의 9살 난 딸 에이미 카터가 갖고 있었다. 정책적 변화를 살펴보면, 오바마 정부는 이라크 문제에서부터 의료보건까지 지난 8년 간의 정책과는 판이하게 다른 방향으로 미국을 이끌어갈 것으로 보인다. 그는 전통적인 정치 관례에 따르지 않는 새로운 형태로 정부를 운영해갈 방침을 시사해왔다. 이에 따라 정당의 눈을 의식하지 않은 채 정책을 집행할 가능성이 크다.

오바마는 부시 현 대통령과 같이 위계질서를 철저하게 따르는 방식을 선호하고 있다. 이에 따라 오바마의 보좌진은 조밀하게 정돈된 가운데, 의사전달이 원활한 형태로 운영될 것으로 예상된다. 또 국가의 전략과 정책 그리고 개인의견으로 인한 정책 불일치는 비공개석상에서 조율되고, 충분히 정돈된 형태로 공식 발표될 것으로 전망된다.

오바마의 통치 스타일은 CEO 형태의 리더십으로 규정되고 있다. 세세한 실무 사항보다는 경영을 총괄하고 조정하는 역할에 집중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버락 오바마는 미 상원에서 아직 첫 임기를 채우지 못했다. 이전에 주 의회에서 8년 간 지방정부 현안에 대한 업무를 맡았던 것이 전부다. 이에 따라 정치적 경쟁자인 매케인으로부터 경험이 부족하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프린스턴 대학 정치역사학자인 줄리언 젤리저는 이와 관련 "오바마는 정책적 비밀성에 대해서는 부족할 수 있지만, 적재적소에 정책을 수행하는 능력은 탁월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오바마와 부시는 완전히 다른 정책적 지향을 가진 사람이지만, 대선 레이스에서 오바마는 부시와 같이 효율성과 비밀성을 유지하며 캠프를 이끌어 왔다"고 말했다.

오바마가 당선된다면, 취임식까지 기다릴 수 없는 긴급한 문제가 있다. 바로 글로벌 금융위기를 초래한 미국의 경제를 회복시키기 위한 행보다. 오바마는 선거 이후 의회가 특별회의를 소집해 수십억 달러 규모의 경기부양책을 논의해야 한다며, 즉각적인 조치를 촉구하고 있다. 오바마의 경제 정책 공약은 ▲ 주택 압류 유예 ▲ 일자리 창출 세금 지원 ▲ 중소기업 투자 확대 ▲ 퇴직연금 보장 ▲ 실업수당 확대 ▲ 지방자율 강화 ▲ SOC 확충 재정 확대 ▲ 자동차산업 지원 등으로 요약될 수 있다.

이와 함께 100일 간의 주요 과제로 오바마는 ▲ 이라크 주둔 미군의 철수 ▲ 단일 의료보험 제도 시행 ▲ 장기적 에너지 계획 등을 꼽고 있다. 오바마가 당선됐다 하더라도 당장 원대한 변화가 일어날 것이라고 예상하는 사람은 없다. 다만, 전문가들은 작은 변화가 페이스를 유지하며 지속될 때 국민들의 열렬한 지지와 관심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한다. 프린스턴 대학의 젤리저 교수는 "지도자가 할 수 있는 가장 현명한 일은, 정책을 지속적으로 추진할 수 있는 능력일 것이다"라고 말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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