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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노벨상 잇단 쾌거 비결은 …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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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8면

일본이 노벨 물리학상과 화학상을 연달아 수상하면서 기초과학 강국임을 다시 입증했다. 일본은 1949년 물리학상을 받기 시작해 물리학에서 7명의 수상자를 배출했다. 화학상에서도 81년 후쿠이 겐이치(福井謙一)가 처음으로 수상한 뒤 이번까지 다섯 번째 수상자를 배출하게 됐다.

이런 저력은 일본인의 독특한 장인(匠人) 정신과 체계적인 국가적 지원 체제에서 나온다. 한번 연구를 시작하면 스승의 업적을 제자 들이 계승, 연구하는 학계의 풍토도 기초과학 강국의 토대를 만들었다. 이번에 물리학상을 수상한 소립자 부분은 일본의 첫 물리학상 수상자 유카와 히데키(湯川秀樹)의 연구 업적을 이어받은 결과다. 유카와의 연구의 출발은 맨주먹에서 시작된 것이나 다름없다. 20세기에 막 들어서자 과학기술이 발달한 유럽에서는 물질의 근원에 대한 연구가 활발하게 진행됐다. 일본에서도 선진국을 따라가려면 기초과학부터 제대로 해야 한다는 방침이 서면서 학자들이 대거 연구에 동원됐다.

하지만 당시 일본은 산업화에 뒤져 실험장비와 축적된 연구 논문도 없었으나 학자들은 “이론 연구는 종이와 연필만 있으면 할 수 있다”며 물리학과 화학 등 기초과학에 매달렸다. 국가가 기초과학을 정책적으로 중시하고 학자들 사이에서도 기초과학은 사고력으로 해결한다는 인식이 작용하면서 일본은 이후 줄줄이 물리학과 화학 분야에서 서양을 놀라게 만드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에 물리학상을 받은 난부 요이치로(南部陽一郞) 미국 시카고대 명예교수도 이런 전통에 힘입어 업적을 빛내게 됐다. 60년대 초 일찌감치 미국으로 건너가 물질의 근원인 소립자 연구에만 매달렸다.

난부 교수는 “당시 일본에는 인재 유출 논란도 일어났지만 연구에 전념하기 위해서는 미국행이 불가피했다”고 말했다. 고바야시 마코토(小林誠) 고에너지 가속연구기구 명예교수도 35년간 한 우물만 판 과학자다. 그는 물질에는 기초입자가 3개만 있다는 정설을 뒤집고 6개 존재 설을 처음으로 제시했다. 고바야시 교수는 “처음에는 서양 과학자들에게 냉소도 많이 받았지만 평생을 바쳐 성과를 얻게 돼 기쁘다”고 말했다.

2099년까지 자연과학 부문의 노벨상 수상자 30명을 목표로 내걸어온 일본 정부도 자신감을 얻었다.

도쿄=김동호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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