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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감 북새통 … ‘한가한’ 원외 박희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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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폭탄주.”

소문난 애주가인 박희태(사진) 한나라당 대표가 지난 7일 이렇게 답했다. 당 사무처 요원들과 함께한 간담회에서 건강비결을 묻자 나온 답변이었다. 10여 명의 참석자 사이에서 웃음이 터졌다. 박 대표는 곧 정색하곤 “평생 보약을 먹은 적이 없다”며 “대신 몸과 마음을 다스려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날 참석자들에게 ‘人之於地 恃其不踐之地(인지어지 시기불천지지·사람이 길을 걸어갈 수 있는 것은 밟히지 않는 땅을 믿기 때문이다)’라고 손수 쓴 글귀를 선물로 줬다. 그러면서 “인생을 살다 보면 자신에게 전혀 도움이 되지 않을 것 같은 사람에게 때로는 도움을 받게 된다. 누구를 만나건 인연을 소중히 하고 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이후 국회 외교통상통일위 소속 의원들과 점심식사를 함께했다. 이 자리에서 “외통위원들이 선전·분투하고 있다는 보고를 받았다”고 격려했다. 국정감사 시즌은 국회가 제일 바쁠 때다. 의원 하나하나가 뉴스를 쏟아 내고 여론의 주목을 받는다.

박 대표는 이런 ‘북새통’에서 한 발 비켜 서 있다. 5선으로 명대변인으로 이름났고 원내총무(원내대표 격)를 세 번씩이나 해 원내 사정에 누구보다 밝은 그지만 그렇다. 원외이기 때문이다. 원내 일을 챙긴다고 챙겨도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박 대표 주변에선 “국감 기간 중엔 지방투어도 하지 않기로 했다. 박 대표가 상대적으로 한가한 건 사실”이라고 전했다.

박 대표는 대신 상임위별로 돌아가며 의원들을 격려하기로 했다. 외통위원들에 이어 8일엔 정무위원들과 만났다. 실·국장들과의 식사 자리도 준비 중이다. 9일엔 취임 100일 기자간담회를 한다. “경제 위기 상황에서 여당 대표로서 의미 있는 제안을 하게 될 것”이라고 한다. 당 홈페이지엔 그의 입심이 드러나는 ‘박희태의 말·말·말’ 코너도 신설했다. 박 대표는 국감 이전엔 지방투어를 했다. 당내에선 “현장의 쓴소리를 제일 많이 들은 사람”이란 평가도 나온다. 박 대표 자신은 6일 이명박 대통령과의 정례회동에서 “지방마다 홀대했다고…‘앞으로 우대하겠다’고 말하고 다녔다”고 말하기도 했다.

◆“당비 깎아 주겠다”=정례회동에선 박 대표가 이 대통령에게 “당비를 깎아 주겠다”는 농담을 던져 한바탕 웃음이 쏟아졌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통령의 러시아 방문 성과가 크다는 차원의 덕담이었다고 한다. 한 참석자는 하지만 “농담엔 사연이 있다”고 전했다. 지난달 말 당 상임전국위가 이 대통령의 당비를 매달 500만원으로 의결한 것과 관련이 있다고 한다. 대선 후보 시절 300만원씩 낸 것을 감안한 결정이었다. 하지만 이 대통령이 급여 모두를 사회복지단체에 기부하고 있는 현실까지는 고려하지 않았다. 당 관계자는 “이후 너무 많은 게 아니냐는 얘기가 나왔었다”고 전했다.

고정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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