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푸른 서울' 가꾸기 계획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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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민선(民選)시장이 이끈 서울의 「공원녹지확충 5개년계획」은 우리나라 도시발전 역사에 가장 획기적인 이정표 가운데 하나가 될 것이다.이 계획의 핵심은 여의도광장 11만4천평에서 아스팔트를 걷어내고 나무를 심어 푸른 「서울공원」으로 조성한다는 것이다. 지금까지 서울의 도시계획 경향은 건물과 도로건설에만 거의 전적으로 쏠려 왔다.자연히 콘크리트화 현상이 현대 도시의 당연한 모습이라는 반(反)자연적 심리가 서울 시민의 잠재적 양해(諒解)사항으로 고착(固着)하기에 이르렀다.
그러나 사람은 자연의 일부며,자연을 보호 육성하지 않으면 사람이 살 곳은 없어진다.그래서 자연파괴를 대가로 건설한 도시는인간의 생활을 편리하게 하기보다 미구에 인간 생존조건을 직접 위협하는 지경에 이르고 만다.이 사실을 세계에서 가장 잘 보여주는 예가 지금의 서울이다.
이에 대한 깨달음은 만시지탄(晩時之歎)이긴 하나 문제는 서울의 녹화(綠化)는 이제 초(超)천문학적 비용을 요구하고 있다는점이다.그 뿐만 아니라 이 다급한 깨달음을 구체적 행동계획으로옮기는데 여태까지의 서울시 행정은 너무도 무감 각했고 우둔했다.이런 가운데 여의도광장 녹화를 들고 나온 것은 아마도 돈이 적게 들면서 효과는 만점인 시발(始發)을 잡았다고 할 수 있다. 지역별로 녹지총량제를 설정해 우선 지금 보다 공원녹지가 더줄어드는 것만이라도 일단 막고 보겠다는 발상도 과욕(過慾)을 피한 현실성이 돋보인다.도심의 공공건물을 철거한 자리에는 될 수 있는대로 소규모 공원이나마 들여 앉히겠다는 의 지도 공감이간다. 한가지 더 욕심을 낸다면 서울의 그린벨트를 형편이 되는대로 매입해 공원화하라는 것이다.그린벨트를 소극적인 건설금지조치만으로써는 지켜내지 못 한다는 것은 이미 증명된 사실이다.값싼 건물이 들어서지 않으면 쓰레기 버리는 곳이 되고 만 다.거기에 푸른 공원을 들이는 것만이 적극적 그린벨트 보존책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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