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켜간 태풍 지역따라 희비 엇갈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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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3면

제12호 태풍 「커크」가 거의 비 한방울 뿌리지 않고 우리나라를 비켜가자 지역.직업별로 환희와 아쉬움이 엇갈리고 있다.
먼저 제주지역 어민들은 이번 태풍을 고마워하는 분위기다.커크가 제주해역에 4~5의 높은 파도를 일으켜 바닷물의 염분이 정상을 되찾아 조개류 집단폐사를 막을 수 있게됐기 때문이다.최근중국 양쯔(揚子)강의 담수 유입으로 바닷물의 비 중이 떨어지면서 전복.소라등 패류가 떼죽음당하는 사태에 놀랐던 제주도가 14일 패류폐사지역 바닷물을 측정한 결과 24~27이던 염분농도는 30으로,1.012까지 떨어졌던 비중은 1.018~1.020으로 정상 회복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가뭄해갈을 위해 비를 기다리던 제주지역 농민,녹조현상해결을 위해 비를 기다렸던 영남지역 주민들과 관계당국은 아쉬운표정이다.제주지역의 경우 지난 7월 장마이후 계속되는 가뭄으로감귤과 콩.당근.고구마등 밭작물이 타들어 가 고 있어 농민들의실망은 더욱 크다.
또 낙동강과 댐의 녹조로 수돗물 생산이나 수질때문에 고민하고있는 영남지역 상수도 관계당국과 낙동강환경관리청 담당자들은 물론 남해안 어민들,서부경남과 경북북부 지역 산간지방 주민들은 비 한방울 내리지 않은 것을 아쉬워하고 있다.
어민들은 바닷물 온도의 양극화 현상(본지 8월10일자 1면 보도)으로 양식어류가 떼죽음하거나 고기가 잘 잡히지 않아 그렇고,산간지방 주민들은 밭작물의 가뭄피해 때문이다.특히 상수도 관계자들은 태풍이 살짝 스쳐가면서 낙동강 중.상류 에 비를 뿌리면 수온이 떨어져 보름이상 맹위를 떨치고 있는 녹조가 소멸되거나 떠내려가 수그러들 것으로 기대했기 때문이다.
강진권.김선왕.김상진.고창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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