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美공화당 전당대회 기조연설자 수잔 몰리나리 議員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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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9면

미국 공화당 전당대회 기조연설에 나선 수잔 몰리나리(38)하원의원은 봅 도울 후보의 인기 몰이를 위한 전략을 짜느라 영일(寧日)이 없다.전당대회에서의 기조연설은 후보 지명자의 수락연설 못지 않게 비중있는 연설이다.따라서 공화.민주 양당 모두 그간 입심 좋은 당내 중진급 인사들을 기조연설자로 내세워 왔다. 그런 점에서 30대인 그녀가 공화당 기조연설자로 지명된 것은 신선한 충격이었다.
뉴욕시 스테이튼 아일랜드 출신 3선 의원인 그녀는 뉴욕주 버펄로 출신 하원의원인 남편 빌 팩슨과 함께 부부가 공화당의 지도급 인사로 부상하고 있다.
석달 된 딸이 있는 그녀는 대학시절 마리화나를 피웠고 다섯 숟가락의 에스프레소 커피를 타서 마시며 말버러 담배를 피운다.
당의 선거운동을 활성화하고 공화당에 등을 돌렸던 여성들과 중도.진보성향 유권자들의 지지를 확보하는데 기여하리라는 기대를 모으고 있는 몰리나리 의원을 전당대회 직전 그녀의 워싱턴 집무실에서 만났다.
-도울 후보가 귀하를 기조 연사로 선정한 이유는.
『뜻밖의 일이다.나는 지난 90년 의원이 된 이후부터 공화당원내총무였던 도울의원을 내내 지지해 왔고 지난해초 도울의원의 대선후보 지명을 주장해 왔다.』 -최근 여론조사에 따르면 도울후보의 인기가 빌 클린턴 대통령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귀하를 기조연사로 내세움으로써 도울후보 진영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판단하지 않았겠는가.
『낙태 문제에 대해 중도적인 입장을 취하고 있고 여성과 아동문제에 관심을 보이고 있는 도울후보의 과거 기록이 고려됐을 것이다.도울후보가 스스로 여성의 권리와 가정의 중요성을 강조해 온 점을 감안한다면 여성 유권자에 대한 인기를 만 회할 수 있는 호기(好機)로 판단했을 수도 있다.』 -자신의 정치노선을 어떻게 설명하겠는가.
『여성의 권리 확대,낙태에 관한 여성의 선택권 존중,가정의 가치,총기규제 지지등 사회문제에 있어서 공화당 지도부의 전통적노선보다 다소 온건하다고 해도 무방할 것이다.그러나 세금감면.
균형예산 지지등 경제문제에 있어서는 공화당 노선 과 다를 바 없다.』 -남편인 빌 팩슨 의원과 함께 의정생활을 하는데 어려움은 없나.또 기조연사로 지명받는데 공화당 전국의원위원회 의장의 덕을 보았다는 얘기도 있는데.
『사실 남편의 지역구에서 재선운동을 할 때 전당대회 기조연사지명 소식을 접했다.항간에 나의 입장이 남편보다 진보적이라는 말도 있지만 우리 부부는 모두 공화당의 단결과 도울후보의 대통령 당선을 적극 지원하는데 함께 나서고 있다.』 -기조연설에서특히 강조하고 싶은 대목은.
『낙태문제만 부각되는 것은 원치 않는다.경제문제,일자리 창출,아동들의 보다 나은 장래를 구현하는 방안등이 폭넓게 부각됐으면 한다.결국 공화당을 단결시킬 수 있는 모든 문제들이 기조연설에 포함됐다.』 샌디에이고=길정우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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