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黨內민주화' 요구 국민회의 심상찮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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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김상현(金相賢)파동」이 스치고 간 국민회의에 제2의 새로운기류가 형성되고 있다.정대철(鄭大哲).김근태(金槿泰)부총재의 「당내 민주화론」이다.김상현의장 주장이 김대중(金大中)총재에 대항하는 역풍(逆風)이었다면 鄭.金부총재의 주장 은 뭔가 변화를 요구하는 신풍(新風)에 가깝다.
鄭부총재는 이번주 발행된 한 주간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당에 총재계파 하나면 충분하다는 생각은 문제가 있다』고 운을 뗐다.
『민주당 시절의 8인8색을 질겁하고 있지만 지금 국민회의에는 오히려 필요한 부분일 수도 있다.당에 다양성의 바 람이 불어야한다』고 역설했다.
그는 『국민회의의 대통령후보로는 김대중총재 이상의 마땅한 대안이 발견되지 않는다』고 한자락을 깐 뒤 『우리 당이 정권교체를 이루려면 건강하고 민주적인 논의구조를 가져야 한다』며 당내민주화를 공식 요구했다.
金부총재도 8일 『원칙적으로 현재의 당내 상황을 바람직하다고말하기 어렵다』며 『여러 사람이 제 몫을 할 수 있는 당내 민주화가 필요하며 이것이 金총재의 대통령선거 전략에도 도움이 된다』고 밝혔다.그는 그러나 『김상현의장의 문제 제기 방식이나 시기는 적절치 못하다』고 못박았다.金부총재는 6일 김상현의장과만나 2시간여에 걸쳐 이같은 입장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두 부총재의 주장을 요약하면 『김대중대통령후보는 좋다.그러나지금처럼 총재 1인 중심으로 당이 운영되면 우리도 설 자리가 없고 결과적으로 총재에게도 좋지 않다』는 것이다.
金총재는 이에 어떻게 반응할 것인가.金총재가 괌 휴가중인 가운데 동교동계의 반응은 두가지다.『모든 일을 회의에서 결정하고있잖은가(權魯甲의원)』라는 쪽과 『경청해 들을 가치가 있다(익명을 요구한 재선의원)』는 쪽이다.
鄭부총재는 이달말 친한 위원장들과 2박3일로 울릉도 여행에 오른다.金부총재는 3,4일 이틀간 제주도 비자림수련원에서 당내외 지지자들과 수련회를 가졌다.일본의 계파 보스들이 여름이 끝나갈 때쯤 휴양지에서 단합모임을 갖고 가을정국에 대한 논의를 해보는 것과 비슷하다.두 사람은 『여당은 일사불란함이 장점이고,야당은 다양성 보장과 경선이 장점』임을 역설하고 싶어하는 것같다.
김현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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