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용산기지 공원화 관철하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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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서울시가 연이어 도시공원 조성계획 구상을 밝히고 있다.서울 뚝섬 체육공원구상안이 공개되고,여의도 샛강 생태공원조성계획도 발표됐다.최근에는 용산 미군기지가 이전하면 이곳을 공원용지로 지정한다는 방침을 굳혔다고 한다.우리는 이같은 서 울시의 일련의 도시공원 조성계획을 환영하고,특히 용산기지를 공원으로 만든다는 「획기적」인 결심이 관철되기를 기대한다.
용산기지는 그 일부가 우리 정부에 반환돼 이미 가족공원으로 조성된바 있다.그러나 아직도 96만평이 기지로 사용되고 있고,그 땅값만 10조원을 헤아린다고 한다.서울시는 당초 여기에 서울시청을 새로 지으려 했으나 반대 여론이 일어나자 공원조성으로방향을 돌렸다고 전해진다.경위야 어떻든 금싸라기 땅에 공원을 조성하겠다는 용기있는 결심이 흔들리지 말기 바란다.아울러 이 땅의 사용계획에 실질적 영향을 미칠 정부와도 빠른 합의를 유도해내기 바란다.
1천2백만 서울시민은 지금 편히 쉴 수 있는 녹지공간의 확대를 갈망하고 있다.서울은 북한산과 관악산 등 천혜(天惠)의 자연공원을 갖고 있으나 도심에 위치한 휴식공간은 없다.센트럴 파크가 없는 뉴욕이나 하이드 파크가 없는 런던은 상 상하기 어렵다.과거 서울시민은 그런 공원 없이도 잘 견뎌왔으나 삶의 질을따지는 요즘은 달라질 수밖에 없다.휴식과 문화가 인간과 함께 생활하는 쉼터가 필요해진 것이다.
서울은 자신의 공간을 공원에 할애(割愛)하는데 인색하다.1인당 공원면적은 4.4평방다.뉴욕의 14.4,파리의 12.7평방에 비하면 매우 적다.신도시를 건설하면서도 번듯한 도시공원을 갖춘 곳이 별로 없다.과거 길을 내고 집을 짓는 것이 최우선과제라는데 이의를 제기하지는 않는다.그러나 개발연대의 삶의 방식은 서서히 복지위주의 방식으로 바뀔 때가 됐다.녹지공간이 부족하고 휴식시설이 미비한 도시의 삶은 스트레스 그 자체다.이 땅을 과밀개발공간으로 이용하고 싶은 유 혹을 분연히 떨쳐 버리길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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