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방으로 풀어보는 건강한 뇌 똑똑한 뇌 ⑥ [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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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생 살아가면서 누구나 겪는 두통. 그러나 요즘엔 어른뿐 아니라 어린 환자도 늘고 있다. 일반적으로 두통의 원인은 뇌의 기질적 이상과 기능적 이상으로 구분한다. 기질적 원인은 검사를 통해 나타나지만 기능적 이상은 좌우 뇌의 불균형에서 비롯되기 때문에 진단이 쉽지 않다.

우리의 뇌는 각각의 반구 특성에 따라 고유의 기능을 한다. 하지만 한쪽 뇌의 기능은 좋고, 다른 쪽 기능이 떨어지면 자율신경계를 조절하는 뇌간에 영향을 주고, 이로 인해 교감신경이 흥분한다. 그 결과 혈관이 수축되고 곧 뇌에 필요한 산소 부족으로 두통이 온다. 부교감신경이 억제돼 소화장애를 호소하기도 하는데 이때 두통과 어지럼증이 올 수 있다.

두통·어지럼증을 호소하는 많은 아이는 김양과 같이 검사과정에서 특별한 이상을 보이지 않는다. 그러나 이는 뇌의 기질적인 검사에서 문제가 없을 뿐 신경계 전체를 검사해보면 많은 요인이 드러난다. 김양은 좌우 뇌의 불균형을 바로잡는 치료로 두통과 어지럼증에서 해방돼 최근엔 성적도 크게 향상됐다고 한다.

어른들은 흔히 아이들이 ‘머리 아프다’ ‘어지럽다’는 말을 하면 꾀병이나 엄살로 간주해 그대로 넘기거나 진통제 처방을 하기도 한다. 그러나 이러한 두통이나 어지럼증이 계속될 경우 소화불량과 같은 소화기장애는 물론 불면증·우울증 같은 정서장애도 나타날 수 있다. 특히 소아·청소년기의 지속적인 두통은 학습장애로 이어질 수 있다.

학습장애란 정상적인 지능을 가지고 있음에도 또래에 비해 학업 성취도가 낮은 것을 말한다. 대부분 읽기·쓰기·셈하기에서 주로 문제가 나타난다. 특히 난독증으로 불리는 읽기장애 환자에게 많다. 주의력·기억력과 같은 인지과정에서 학습장애를 겪는 아이들도 많으며, 두통과 어지럼증도 원인 중 하나다.

이러한 학습장애는 뇌기능의 문제가 원인인 만큼 좌뇌와 우뇌의 균형을 맞춰주는 것이 치료의 핵심이다.

최근에는 시청각의 인지기능을 도와 뇌의 통합능력을 유도하는 큐라이징 운동도 활용한다. 큐라이징 운동은 게임이라는 흥미로운 매체를 통해 전두엽과 측두엽의 기능을 올려 억제능력은 물론 감정도 조절해 주는 프로그램이다.

한의학의 원전인 황제내경에 보면 ‘치병필구우본’이란 말이 있다. ‘병을 치료함에 있어 반드시 근본 원인을 찾아야 한다’는 뜻으로 눈에 안 보이는 원인까지도 찾아야 하는 것이 의사의 본분이 아닐까 한다.

변기원 변한의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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