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선단체장1년평가>1.민선단체장들 얼마나 잘했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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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이번 평가 결과 지방자치는 「돈」으로 좌우되는 게 아님이 여실히 증명됐다.비록 해당 지역의 재정형편이 나쁘더라도 재정확충아이디어를 발굴하고 중앙정부나 상급 자치단체에서 보조금.양여금을 끌어오며 리더십과 행정력을 발휘한 유능한 단 체장들은 좋은점수를 받았다.
전국 71개 일반시(경기도오산시 제외)중 종합 순위 10위안에 든 도시는 모두 재정자립도(일반회계 예산중 지방세+세외수입이 차지하는 비율)가 전국시 평균치(53.4%)보다 낮았다.종합 순위 10위를 차지한 경기 파주시가 47.8% 로 가장 높았을 뿐 경북 김천.경북 상주.충남 논산.전남 나주.경남 사천등 4개시는 30%도 안됐다.특히 상주시는 재정자립도가 13.
1%로 전국 72개 시 가운데 가장 낮은데도 불구하고 이번 평가에서 종합 순위 3위의 좋은 성적을 거뒀다.
도시 크기와 종합순위 사이에도 상관관계가 있었다.10위권내에든 도시는 모두 인구 30만명 미만의 중소도시였다.인구 50만명 이상인 울산.성남.부천.수원.안양.전주.고양.청주.포항.안산등 10대 도시는 모두 20위권밖이었다.주요 경력별로 볼때 1~3위는 정치인,7~10위는 관료 출신이었다.
종합 1위가 박팔용(朴八用)김천시장에게 돌아간 것은 뜻밖의 결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소백산맥 아래에 위치한 김천시는 경부선과 경북선이 교차하는 교통의 요지로 47년전인 지난 49년에이미 시로 승격됐다.그러나 그동안 인근 구미에 지역개발이 뒤져지난해 금릉군과 통합되기 전까지만 해도 인구가 10만명도 채 안되는 「낙후도시」중 하나여서 단체장의 행정여건이 좋지 않을 것으로 예상됐다.재정자립도도 29.5%에 불과하다.
더구나 朴시장이 무소속으로 시장에 당선된 반면 시의회는 신한국당 소속의원이 다수여서 집행부와 시의회 사이에 알력의 소지도있다.하지만 결과는 朴시장이 1위로 나타났다.대한체육과학대 출신으로 김천JC회장과 민자당김천.금릉지구당 사무 국장,경북도의원등을 지낸 朴시장은 리더십과 행정수완을 고루 발휘한 때문이다. 종합 2위의 김병로(金炳魯)진해시장도 경남도의원 출신이다.
신한국당 공천을 받아 37.5%의 득표율로 당선된 金시장은 「출향인사 전화민원처리제」등 11건의 새로운 시책을 도입했다.그결과 金시장은 「주민만족도」 부문에서 2위,「체감 개선도」 부문에서 3위,「주민지지도」 부문에서 6위,「행정서비스」 부문에서 7위를 차지했다.
종합 3위의 김근수(金瑾洙.무소속)상주시장은 열악한 지역여건을 극복하고 높은 순위에 오른 대표적 케이스다.서쪽으로 소백산맥,동쪽으로 낙동강에 접해있는 상주는 예부터 쌀.곶감.명주가 풍부해 「삼백(三白)의 고장」으로 불렸으나 60년 대 이후 근대화 과정에서 낙후되기 시작,지난해에는 전년도에 비해 인구가 1.4% 줄었다.올해 재정자립도도 13.1%로 전국 시중에서 가장 낮다.
그러나 金시장은 부임 이후 서울대국토문제연구소에 「21세기 상주시 발전구상」이란 제목의 연구용역을 의뢰하고 22건의 새로운 시책을 개발하는등 내고장살리기 운동에 힘을 쏟고 있다.
행정고시 출신으로 임명직 충주시장.내무부지방자치기획단장등 지방과 중앙의 요직을 지내다 고향에서 민선시장에 당선된 이시종(李始鍾.신한국)충주시장은 중앙무대에 발이 넓은 이점을 활용,올해 예산중 보조금.양여금을 지난해보다 31.6% 늘렸다.
전일순(田鎰珣.자민련)논산시장,나인수(羅仁洙.무소속)나주시장,하일청(河一淸.신한국)사천시장등은 도.농통합시라는 핸디캡을 극복하고 시정을 성공적으로 이끌어 온 케이스다.
임명직 김해시장.내무부 지역경제국장등을 지낸 송은복(宋銀復.
신한국)김해시장은 「시청을 일류기업으로」란 캐치프레이즈를 내걸고 시청관사 10채중 2채를 매각하는등 53건의 새로운 시책을발굴했다.김인기(金寅基.신한국)동해시장은 200 0년까지 5년간 해결해야 할 「3백대 우선 해결과제」를 선정,주목을 끌었다.
최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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