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사로기쁨찾자>대학총장 미국대학 봉사활동 현지토론

16개 대학 총.학장들로 구성된 중앙일보 해외인프라시찰단이 미국대학의 봉사활동 현황을 알아보는 기회를 가졌다.워싱턴의 촛불재단본부.국가봉사단.프로비던스 칼리지와 브라운대학,그리고 스탠퍼드대학이 갖고 있는 대학과 봉사활동 간의 긴밀 한 연계를 중점적으로 관찰했다.대학이 사회봉사를 통한 교육개혁을 어떻게 구체화할 것인지 현지에서 토론을 벌였다.
참석자: 金德中(아주대 총장) 朴찬石(경북대 총장) 朴 弘(서강대 총장) 李大淳(호남대 총장) 鄭德基(충남대 총장) 사회:권영빈(중앙일보 논설위원) 일시:5월9일 오후2시 장소:스탠퍼드대학 하스센터 사회=지난 1주일 간 미국사회의 봉사조직과 대학의 봉사활동을 구체적으로 관찰했습니다.대학이 현실적으로 사회를 위해 무엇을 할 수 있는지,그동안 느끼신 점과 우리의 실천방안을 말씀해 주시죠.
박홍총장=정부.민간단체.대학이 교육과 봉사를 접합하는 공동체프로그램을 보면서 신선한 충격을 받았습니다.대학의 존재이유는 사회가 안고 있는 인간문제를 찾고 인재를 양성하며 봉사하는 멀티버시티(multiversity)기능을 하는 것입 니다.대학.
교수.학생이 한마음으로 사회공동체와 연계해 활동하는 모습이 무척 인상적이었습니다.
박찬석총장=봉사가 생활화된 미국에서 왜 새롭게 봉사의 조직화가 시급하게 됐는가.산업화에서 정보화시대로 넘어가는 전환기에 공동체의 분절화(分節化)현상이 심각한 탓이라고 봅니다.정보화사회란 사이버스페이스에서 자기 혼자 즐기고 살아 가 는 인간상실의 사회입니다.공동체가 파괴되고 범죄가 늘어 가는 사회적 파장을 인간회복운동 차원에서 극복하자는 것으로 이해할 수 있습니다. 이대순총장=봉사활동은 미국사회를 움직이고 발전시키는 동력입니다.미국시민의 봉사시간을 돈으로 환산하면 국내 총생산액의 3%에 해당합니다.부시.클린턴대통령이 사회봉사활동에 적극적인 것은 그만큼 미국사회에 대해 위기의식을 느꼈기 때문입 니다.정부만 할 일이 아니라 사회전체가 나서야 한다는 국민적 컨센서스를도출하자는 거죠.특히 대학이 사회문제를 적극적으로 해결하려는 노력이 본받을 만하다고 느낍니다.
정덕기총장=자원봉사 인프라를 시찰할 기회를 마련해 준 중앙일보와 삼성그룹에 고맙게 생각합니다.구한말 개화기 선각자 유길준(兪吉濬)이 선진 미국문화에서 느낀 감회가 새로워집니다.미국 저변에 깔려 있는 프런티어정신과 근면.저축.봉사정 신을 우리도배워야 합니다.대학은 교수.연구.봉사가 기본사명이지만 우리는 봉사를 너무 등한히 했다는 자책감을 느낍니다.한국적 자원봉사방식을 개발해야 사회.국가.대학이 함께 발전할 것입니다.
김덕중총장=총체적으로 보면 봉사정신도 리더십에서 나온다고 할수 있습니다.하나는 정치적 리더십입니다.케네디의 평화봉사단,부시의 촛불재단,클린턴의 국가봉사단 모두 입법을 통한 장기적 봉사활동 리더십의 창출입니다.또 하나가 총장을 중 심으로 한 교육지도자들의 봉사활동 조직화입니다.그 동기가 무엇일까 곰곰이 생각해 봤습니다.조직적으로 시도하지 않고서는 심각한 사회문제에대처하지 못한다는 위기의식에서 출발한 것입니다.사회문제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겠다는 것입니다.대학이 상아탑에 안주할 수 없다는판단이 선 것입니다.대학 커리큘럼에 연결해 이론중심에서 벗어나실질적인 사회개혁을 하자는 것입니다.파인스타인이나 하스센터처럼정부 아닌 민간의 기금으로 운영되는 미국의 현실이 부럽습니다.
우리는 이를 어떻 게 현실화하느냐를 연구해야 합니다.
박홍총장=분절화.개체화.비인간화 사회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대학이 공동체운동의 리더를 양성해야 합니다.대학은 사회의 양적인도전에는 양적인 대응을,질적인 도전에는 질적인 대응을 해야 합니다.머리만의 교육이 아닌 새로운 관계를 설정해 야 합니다.봉사와 연결된 커리큘럼을 만들고 교수.학생.외부전문가,정치.교육지도자들이 함께 모여 해결책을 세워야 합니다.한국에도 여러 운동단체가 있지만 대학이 앞장서야 합니다.당위와 현실을 접합하는독특한 시대적 사명을 안아야 합니다 .교육개혁이 시작됐지만 아직은 불충분합니다.정치지도력.교육지도력.학생지도력이 합쳐져야 사회문제를 풀 가능성이 열립니다.
李총장=우리가 본 세 대학 모두 각기 다른 특성이 있었습니다.프로비던스 칼리지는 사회봉사학과,브라운대는 학과와 현장을 연결,스탠퍼드대는 다기능 복합체로서의 봉사활동을 하고 있었습니다.모두 사회가 필요로 하는 지도자를 양성한다는 게 이념입니다.
이제 우리사회도 지방자치제와 더불어 지역봉사활동이 막중한 역할을 맡게 되었습니다.
사회=봉사활동과 그 정신은 산업화에서 정보화로 가는 전환기에서 사회통합기능을 할 수 있고 인간회복의 새로운 사회개혁운동으로 자리잡을 수 있다는 점에서 모두가 동감하고 있습니다.이를 어떻게 우리사회와 대학에 접합할 수 있을지 구체적 방안을 논의해 보죠.
金총장=경제발전에 너무 급급했는데 이제는 한숨 돌릴 때입니다.사회발전을 위한 복지나 삶의 질에 대한 욕구도 높아지고 있으니 자원봉사하기에 좋은 타이밍입니다.
鄭총장=한국의 전통적인 관습과 가치관 중에는 두레와 향약,의병(義兵)정신 등 미국의 봉사정신과 유사한 전통문화가 있습니다.이런 문화적 배경을 되살려 사람답게 사는 정신운동을 펼쳐야 합니다.지식인은 있지만 지성인은 없고,학생은 있지 만 제자는 없으며, 교수는 있지만 스승은 없는 불모의 풍토입니다.대학이 앞장서 한국적 봉사정신을 개발해야 합니다.
박홍총장=공부와 봉사를 접합해야 합니다.지식+인간생명존중의 실천프로그램을 개발해야 합니다.지난 시기 한국대학생들의 저항정열은 1등이었습니다.이를 창조적.실질적 방향으로 돌려야 합니다.학부제를 잘 운용하고 커리큘럼을 개선하면서 우리 총장들이 뜻을 모으면 가능합니다.어려운 일부터 하기보다 교내 청소는 학생스스로 하는 일부터 시작해야 합니다.스스로 봉사할 일을 학생이자발적으로 찾고 사회와 연계해 투쟁 아닌 긍정적 실천을,반항 아닌 실천적 봉사를 학생 스스로 찾도록 대학.언론이 유도해야 합니다. 金총장=외국에 생산기지를 만들고 전세계 어디서나 판매를 하는 세계화의 열린 시대입니다.나는 이곳에 와서 지금껏 숙제였던 문제 하나를 풀었습니다.나는 평소 학부모가 아이들을 돌볼 수 없는 형편에서 초.중등 학생들을 ■과 후 어떻게 학교에잡아 두느냐를 생각해 왔습니다.이제 불건전한 과외활동을 중지하고 교사의 부담을 덜면서 이 문제를 해결하는 방안을 찾았습니다.대학생 자원봉사로 해결할 수 있다고 봅니다.영어.무용.음악 등 전공분야에 맞게 초.중등생을 대상으로 과외봉사를 하는 것입니다. 李총장=대학교육과정과 연결해 체계화해야 합니다.
대학마다 단기대학원을 개설해 평생교육 프로그램을 만들어 사회지도자를 양성하는 방안도 생각해 볼 수 있죠.이런 문제를 이번가을 총장워크숍에서 중점적으로 논의했으면 합니다.
박홍총장=중요한 것은 학부제 시행입니다.학과통합을 해야 하고교수도 이제는 변해야 합니다.생물학교수와 사회학교수가 함께 머리를 맞대고 이 사회의 문제를 학생들과 함께 푸는 모범을 보여야 합니다.혁명적.좌경적 운동을 통해 사회를 개 혁하겠다는 잘못된 생각을 버리고 남을 위해 사회에 봉사하는 생명존중운동을 펼쳐야 합니다.
박찬석총장=교육은 경쟁력과 인간성회복이라는 양면성을 지닙니다.강의만 중요한 게 아닙니다.학생이 봉사를 통해 교육적 반응을체험해야 합니다.교수.학생.전문가가 함께 참여하는 프로비던스 칼리지 방식이 유익합니다.
李총장=학내 봉사정신을 함양하기 위해 교수들이 환경위원회를 구성해 학생들과 함께 클린(clean).그린(green)캠퍼스운동을 벌일 수 있습니다.우리 같은 지방대학에서는 지역문화의 뿌리를 찾는 세미나를 열 수도 있고 잘못된 지방도 로표지판을 고치는 구체적인 활동도 가능합니다.
鄭총장=대학 문턱을 낮추고 지역사회에 능동적으로 봉사해야 합니다.대학의 전문지식을 지역사회 발전을 위해 투자해야 합니다.
대학교수와 학생이 지역사회개발의 선도적 역할을 해야 합니다.
박홍총장=사회의 복잡한 문제에 학생이 리더 아닌 봉사자로 들어가 학생 스스로 변하는 체험을 해야 합니다.대학의 존재 이유는 사회의 풍향계와 거울의 역할을 제대로 하는 데 있습니다.미움 아닌 화해와 용서,그리고 봉사로 생명력 있는 경쟁력을 키워나가야 합니다.
사회=빠듯한 일정의 긴 여행에도 불구하고 진지한 토론을 벌여주셔서 감사합니다.이 자리가 대학개혁의 새로운 출발점이 되기를기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