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부아르, 9살 연하 사르트르 제자와 열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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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7면

▶ 만년의 보봐르.

프랑스 페미니즘의 대모(代母)격인 시몬 드 보부아르(1908~1986)가 아홉살 연하남과 뜨거운 사랑의 말을 나눴던 편지가 22일 공개됐다.

영국의 더 타임스는 편지 내용을 소개하면서 "페미니즘의 상징인 보부아르가 사실은 어린 남자의 사랑을 갈구하는 여자였다. 보부아르의 신화를 한꺼풀 벗겨내는 사실이다. 프랑스 페미니즘의 역사를 다시 써야 할 것"이라고 평했다.

장 폴 사르트르와 계약 결혼한 보부아르가 사르트르의 제자인 자크 로랑 보스트와 사랑에 빠진 것은 서른살 전후한 시기인 1930년대 말. 남편과 함께 소르본 대학에서 철학을 강의하던 시절 보부아르는 학생이던 보스트와 4년간 사랑을 속삭였다. 보부아르는 "서로 사랑하는 사람이 생기면 알려준다"는 계약 결혼의 조건에 따라 사르트르에게 어린 연인과의 관계를 알려줬다. 보부아르는 보스트에게 보낸 편지에서 '당신의 어깨에 머리를 기대고 당신의 팔에 안기고 싶어요. 사르트르와도 육체적 관계를 갖긴 하지만 아주 드문 일이고 흥미롭지도 않지요. 오직 당신과 함께 할 때 나는 삶을 느껴요'라고 고백했다.

보부아르는 이로부터 10년 뒤인 40년대 말 미국의 작가 넬슨 알그렌과 10여년에 걸친 사랑에 빠지게 되며, 당시 주고받은 편지는 이미 공개돼 출간됐다.

런던=오병상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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