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쭉쭉 뻗는 ‘19세 박태환’ 4년 후엔 펠프스 벽 넘을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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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이번 대회에서 8관왕을 노리는 펠프스는 거인이고 박태환은 아직 소년이다. 미국 언론은 펠프스를 타이거 우즈에 못지않은 스타라고 부르고 있다. 그러나 실망할 필요는 없다. 19세 나이를 기준으로 하면 박태환이 반드시 뒤지는 것은 아니다.

펠프스가 수영 천재로 등극한 2004 아테네 올림픽(금 6, 동 2)에서 그의 200m 자유형 기록은 1분45초32였다.


당시 펠프스는 19세였다. 박태환의 이번 대회 200m 자유형 기록은 1분44초85다. 4년 전 펠프스의 기록보다 앞선다. 그래서 박태환은 수영 천재를 이길 수 있다는 희망이 있다. 당시 19세였던 펠프스는 4년 동안 2초40을 줄였다. 펠프스가 4년 동안 엄청난 성장을 했듯 아직 어린 박태환도 성장 가능성은 무궁무진하다. 박태환이 4년 동안 2초40을 줄인다면 1분42초45로 펠프스의 기록을 넘어선다. 게다가 수영은 20대 초반이 전성기다. 수영은 20대 중반을 넘어서면 기록이 하락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박태환은 4년 후를 기약했다. 박태환은 12일 은메달을 딴 후 “펠프스와 올림픽 무대에서 경쟁한 것만으로도 영광”이라면서 “아직은 펠프스처럼 세계 정상에 섰다는 느낌은 없다. 그러나 펠프스처럼 인정받을 때까지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또한 박태환은 “런던 올림픽 전에 있는 경기에서도 펠프스와 대결한다면 좋은 기록으로 경쟁하고 싶다. 4년 동안 펠프스의 두 배 이상 열심히 해서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박태환은 베이징 올림픽 수영에서 금메달과 은메달을 동시에 거머쥐면서 국제 무대에서 자신의 존재를 확실하게 알렸다. 박태환이 지난해 세계선수권대회 자유형 400m에서 우승했을 때만 해도 10대 소년의 깜짝 반란이라고 생각했던 외국 언론은 이제 그를 떠오르는 스타로 인정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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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신 기자들은 박태환에게 큰 관심을 보였다. 독일 프랑크푸르터알게마이네차이퉁의 미하엘 호라니 기자는 “박태환은 수영계에서 가장 큰 별 중 하나가 됐다. 펠프스를 제외하면 최고의 스타는 박태환이라고 본다”며 극찬했다.

중국 언론 역시 박태환에게 관심이 높다. 차이나데일리의 유이렌 기자는 “중국에서도 박태환은 유명하다. 자유형에서도 아시아인이 통할 수 있다는 기대감을 심어줬다”고 말했다. 홍콩의 한 여기자는 “박태환은 연예인처럼 잘생겼다. 팬이 됐다”고 거들었다.

박태환이 도전하는 펠프스의 벽은 여전히 높다. 그러나 박태환이 아시아 선수로서 자유형을 석권하는 모습은 세계를 놀라게 하기에 충분했다.

지난 11일 남자 평영 100m에서 세계신기록을 세우며 올림픽 2연패를 달성한 기타지마 고스케(일본)는 “이번 올림픽에서 아시아 수영이 선전하고는 있지만 아직은 갈 길이 멀다”면서도 “동양인으로서는 처음으로 자유형에서 우승한 박태환은 정말 대단하다”고 말했다. 펠프스는 자유형 200m 경기를 마치고 “박태환이 마지막 50m에서 강하다는 걸 알고 있었다. 그래서 더 집중하려고 했다”면서 박태환의 실력을 인정했다.

노민상 감독이 이번 대회를 앞두고 준비한 ‘심장의 더운 피가 식을 때까지’라는 각오처럼 자기 자신을 포기하고 세계 정상을 향해 끊임없이 정진해야 한다. 노 감독은 “출발과 턴 이후의 잠영 거리를 더 늘려야 하고 돌핀킥의 파워를 최대치로 끌어올리기 위해 약한 허리를 보완하는 근육 만들기에도 열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조오련씨 등 전문가들은 “아직 어린 박태환은 목표를 명확히 가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젊은 스포츠 스타가 방송사 등에 불려 다니면서 연예인들과 어울리기 시작해 슬럼프에 빠지는 경우가 많은데 이를 주의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베이징=송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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