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북한,僞弊.마약 본거지인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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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북한이 가장 악질적 국제범죄인 마약과 위조화폐의 공급통로라는사실이 다시 확인되고 있다.마약과 위조화폐의 국제적인 유통에 북한이 관련돼 있다는 사실은 오래전부터 알려져 왔으나 대부분 직접적인 증거는 없었다.그러나 최근 캄보디아의 북한외교관들이 위조달러를 대사관차로 태국에 밀반출하려다 적발돼 발목을 잡혀버렸다.게다가 북한의 무역회사 사장으로 유럽에서 활동하다 귀순한최세웅씨는 자신이 직접 북한 인민무력부로부터 마약밀매종용을 받았다고 28일 밝혔다.
궁여지책(窮餘之策)이라고 하지만 경제적인 어려움 때문에 국가라는 조직을 이런 국제범죄에 이용해야 하는 북한이 딱하고 안타까울 따름이다.94년 여름 북한이 위조화폐와 마약의 공급루트로노출돼 국제적인 망신을 당하고서도 똑같은 짓을 계속해 왔음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북한의 위조달러 관련은 94년 7월 마카오에서 북한상사가 은행에 다량 입금시킨데서 드러났다.국가적 차원에서 만들지 않으면불가능할 만큼 정교한 위조화폐라는 이야기까지 나왔다.또 같은 해 8월에는 북한 사회안전부요원들이 러시아에서 마약을 밀매하다붙잡혀 러시아의 대통령과 총리가 수사를 지시할 정도의 대규모 마약사건이 터졌다.수사당국은 북한의 마약밀매가 국가적 차원에서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결론내렸다고 당시 러시아 언론은 전하고 있다. 위조화폐나 마약은 국제사회에서 가장 악질적이고 파렴치한행위로 낙인찍혀 철저하게 응징하는 범죄다.그런 범죄인줄 알면서도 북한이 계속 같은 짓을 한다는 것은 단 몇푼의 외화라도 벌기 위해 수단방법을 가리지 않는다는 사실을 보여주고 있다.
북한의 파렴치행위는 위조화폐와 마약뿐이 아니다.외교관들의 담배.시계같이 좀스러운 밀수행위가 드러나기 시작한 것은 20년도훨씬 넘는다.답답한 것은 이런 파렴치한 행위를 하지 않아도 좋을 남북한 협력의 길을 북한이 애써 외면하고 있 다는 사실이다.지금 세계에서 북한을 경제적으로 도울 수 있는 나라는 남한뿐이란 사실을 외면하지 말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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