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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속도로 여자화장실 줄이 긴 이유는 …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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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1면

하루 12만4000여 대의 자동차가 들락거리는 중부고속도로 통영 방향 하남휴게소. 이 휴게소에서는 볼일을 보기 위해 급하게 화장실을 찾았다가 발을 동동 구르는 승객이 많다. 특히 여자 화장실 앞에서는 길게 줄을 서서 10분 이상 기다리기 일쑤다. 고속도로 휴게소의 여자 화장실이 항상 붐비는 까닭은 무엇일까.

감사원은 22일 화장실 수요 예측이 빗나가고 휴게소 간 거리가 먼 것을 그 원인으로 꼽았다. 전국 149개 휴게소를 대상으로 ‘고속국도 휴게시설 관리·운영 실태’를 감사해 내린 진단이다. 감사 결과 149개 고속도로 휴게소 가운데 20곳에서 359개의 변기가 부족했다.

한국도로공사의 ‘고속도로 휴게소 건축 규모 기준’에 따르면 하남휴게소의 적절한 변기 수는 남자용 74개, 여자용 89개다. 그러나 남자용 변기는 23개, 여자용은 20개밖에 없다. 휴게소를 통과하는 교통량과 주차장 이용 차량을 제대로 계산에 넣지 않은 때문이다. 특히 화장실 이용 시간이 여성이 남성보다 긴 것을 반영해 여자용을 남자용보다 최소 1.2배 많게 설치해야 하는데도 이를 감안하지 않았다.

변기 수를 둘러싼 이 같은 불균형은 개선되지 않고 있다. 감사원은 이번 감사 과정에서 올해 말 착공 예정인 서해안고속도로 매송휴게소(경기도 화성)의 변기 수를 수정했다. 도로공사는 휴게소 주차면수는 573대, 휴게소 일일 이용 인원은 6600여 명으로 예상하고 174개의 변기를 설치하도록 설계를 마쳤다. 그러나 감사원은 주차면수는 722대, 일일 이용 인원은 7600여 명으로 높여 잡고 화장실 변기를 203개로 늘리도록 했다.

화장실이 복잡한 것은 휴게소 간 거리가 먼 것도 원인이다. 도로공사는 휴게소를 건설할 때 휴게소 간 거리는 15㎞를 유지하고, 아무리 멀어도 25㎞를 넘지 않도록 하고 있다. 하지만 간격이 25㎞를 넘는 것이 69개 소로 전체 휴게소의 46%에 이른다. 평균 41.1㎞다. 중앙고속도로 안동~군위 구간에서는 69.9㎞를 달려야 휴게소가 나온다. 감사원은 화장실 변기가 부족한 휴게소의 변기를 늘리고 간이 휴게소를 추가로 설치하라고 도로공사에 통보했다.

김상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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