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만준 현대아산 사장이 16일 서울 계동 현대그룹 사옥에서 고 박왕자씨 피살 사건 진상조사 결과를 설명하고 있다. [사진=김태성 기자]
현대아산 윤만준 사장이 금강산 관광객 박왕자씨 피격사건 진상조사차 북한을 다녀온 뒤 16일 서울 계동 본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일부 새로운 내용을 밝혔다. 그러나 의혹은 더 커지고 있다. 우리 측의 문제 제기에 따라 오락가락하는 북한 측의 일방적 해명만 듣고 와 혼선만 더 부추겼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하지만 윤 사장은 “방북 동안 (사건이 발생한) 해수욕장 주변을 세 번 조사했다”며 “그 결과 사건 당일 현대아산 금강산사업소장으로부터 최초 보고를 받은 것과는 몇 가지 다른 내용을 확인했다”고 주장했다. 그런데 윤 사장은 방북 때 펜스 너머 피격 현장에는 가지 않은 것으로 밝혀졌다. 이에 대해 윤 사장은 “추후 정부합동조사를 기대해 펜스 너머 피격 현장에 들어가겠다고 요청하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윤 사장이 밝힌 내용은 숨진 박씨의 총격 횟수와 이동시각, 거리 등 모든 사실이 처음 알려진 것과 달랐다. <표 참조>표>
북측은 총격 횟수가 당초 공포탄 한 발을 포함해 모두 세 발이라고 말해왔으나 이번에는 공포탄 한 발과 조준사격 세 발 등 모두 네 발로 수정했다. 그러나 당시 목격자들은 두 발만 들었다고 증언하고 있다.
또 윤 사장은 박씨가 오전 4시18분 호텔을 나서 35~40분쯤 펜스를 넘은 후 50분쯤 펜스로부터 800m 지점에서 발견됐다고 설명했다. 총격은 55분에서 오전 5시 사이에 벌어진 것으로 추정했다. 윤 사장은 북한군 조사내용을 토대로 “초병이 박씨를 펜스 너머 800m 지점서 발견하고 ‘움직이면 쏜다’고 외쳤으나 그대로 도주했다”며 “박씨는 평지처럼 다져진 해안가를 달렸고 북 초병은 발이 빠지는 모래사장 위로 추격해 거리가 오히려 벌어지자 사격을 했다”고 전했다.
특히 박씨가 호텔을 나선 시각은 처음 알려진 오전 4시31분이 아니라 4시18분인 것으로 확인됐다는 게 윤 사장의 설명이다. 그는 “정확한 시간 확인을 위해 위성위치확인시스템(GPS) 표준시계를 가져가 대조한 결과 박씨가 묵었던 비치호텔 CCTV(폐쇄회로TV)에 설정된 시간이 정상보다 12분50초 빨랐다”고 말했다. 그러나 CCTV 시각이 왜 빨리 설정됐는지는 설명하지 않았다.
글=안혜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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