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의는 영어로"대기업 새물결-삼성,그룹공용어로 지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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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기업들의 해외투자강화.현지화 등 세계화추세에 발맞춰 회의진행이나 문서작성때 영어.영문을 쓰는 기업이 늘고 있다.1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삼성그룹은 작년말 『공식회의때 영어를 사용해도좋다』며 영어를 「그룹공용어」로 정했다.이에 따 라 각 계열사들은 올들어 해외업무실을 중심으로 회의를 영어로 진행시키는 한편 문서작성도 점차 영문으로 바꿔나가고 있다.
삼성물산은 1월부터 해외업무실 지역전략팀은 모든 회의를 영어로 진행하고 있고 신세길(申世吉)사장도 이달부터 월례조회때 조회사를 영어로 발표하기 시작했다.
삼성물산은 올 7월부터 본사와 해외지점간의 업무협조및 연락건등을 비롯해 각 지점의 사업실적보고서.사내전화번호부 등을 영문으로 작성토록 의무화했다.박철원(朴哲遠)삼성물산전무는 『사내방송과 사보에도 영어사용을 올 연말까지 50% 수 준으로 높이고명함에 영어이름 사용을 권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LG그룹도 이달초 세계화 전략을 적극 추진하기 위해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개최한 경영전략회의에서 그룹사장단및 현지 채용 외국인간부 등이 참석한 경영세미나를 통역없이 영어로만 진행했다.
두산그룹의 두산건설도 지난해 2월부터 매주 수요일을 「영어대화의 날」로 정하고 해외영업부를 중심으로 회의를영어로 하는 등영어사용을 일상화해 나가고 있다.
대우전자는 지난해 10월 「96년 해외마케팅전략회의」를 개최하면서 영어로 회의를 진행시켰는데 앞으로 해외영업관련회의는 가급적 영어를 사용한다는 방침이다.삼성물산의 한관계자는 『최근 간부회의를 비롯해 업무협의도 영어로 진행하면서 멋 쩍고 서투른면이 있기는 하나 어차피 국경없는 경제전쟁속에서 세계화를 추진하려면 영어를 일상화하는게 가장 중요하다』면서 『이런 움직임은다른 기업들로 퍼져나갈 것』이라고 내다봤다.한편 ㈜쌍용은 94년 본사에서 가진 해외시장전략회의를 영어로 진행해 다른 기업의영어사용을 촉진하는 계기가 됐으나 그후 사장이 바뀌면서 영어회의를 중단했다.
민국홍.김광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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