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대중교통 이용률 왜 낮은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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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이에 따라 대구지하철공사가 ‘지하철 등 대중교통 이용 캠페인’에 나섰다. 지하철공사 노사와 수성·중·달서구 자원봉사센터는 지난달 30일부터 출근 시간 도심 도로변에서 지하철을 이용하자는 홍보를 하고 있다. 캠페인은 11일까지 계속된다. 승용차 이용자가 줄지 않다 보니 대구의 대중교통 이용률이 타 도시보다 낮다.

대구시에 따르면 2006년 대구의 대중교통 수송 분담률은 38.6%로 서울·부산·인천·광주 등 5대 도시 가운데 가장 낮았다. 시내버스·지하철 등 대중교통의 수송 분담률이 가장 높은 곳은 서울로 62.8%였다.

◇대중교통 이용률 왜 낮나=도로와 주차장 사정이 서울 등 타 도시보다 좋다는 것이 이유로 꼽힌다. 도심을 동서로 관통하는 왕복 10차로의 달구벌대로와 국채보상로·앞산순환도로·신천대로 등 잘 갖춰진 간선도로 덕에 교통체증이 극심하지 않기 때문이다.

관공서와 공공기관 주차장 등 무료 주차시설이 많은 것도 승용차 이용을 부추기는 요소로 지적되고 있다. 승용차를 이용하더라도 별 불편함이 없다는 것이다.

서울·부산과 달리 지하철 노선이 부족한 것도 원인 중 하나다. 2005년 10월 지하철 2호선 개통 이후 지하철의 수송 분담률이 6%대에서 7%선으로 높아지긴 했지만 3호선이나 환승선이 없어 여전히 시민을 유인하지 못하고 있다.

대구시민의 보수적인 기질을 원인으로 드는 사람도 있다. 얼굴을 모르는 사람과 차량을 타는 것을 꺼리는 분위기 때문에 카풀이 활성화되지 못한다는 분석이다.

승용차 이용자가 지하철이나 시내버스를 아예 타보려 하지 않는다는 것도 문제다.

이태훈 대구시 교통국장은 “이런 성향 탓에 대중교통 이용 운동이 효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백정부 지하철공사 운수팀장은 “대중교통을 한 번이라도 이용해 보면 생각이 달라질 것같아 ‘맛보기 이용 캠페인’을 펴고 있다”고 설명한다.

대구시는 승용차 운행 대수 10% 줄이기를 통해 대중교통 이용률을 끌어올린다는 계획을 세웠다.

이달부터 각 구청의 주차장을 유료로 전환하고, 앞으로 새로 짓는 건물에는 이전보다 주차 면을 줄이도록 할 방침이다. 승용차를 이용하면 비용이 많이 들거나 불편하도록 만들겠다는 것이다.

반면 승용차 요일제에 참여하는 개인이나 기업은 세금을 감면하는 등 혜택을 주기로 했다.

이태훈 교통국장은 “지난해 대구의 나홀로 차량이 83%였다”며 “승용차 운행 대수 줄이기에 힘을 쏟겠다”고 말했다. 

홍권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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