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장경' 12종, 송광사서 발견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0면

전남 순천시 송광사 성보박물관은 사찰 입구 사천왕상을 수리하던 중 내부에서 조선 세조때 간경도감에서 간행한 '속장경'(續藏經) 12종 14점을 발견했다고 8일 밝혔다.

발견된 속장경 중 '묘법연화경현의'(妙法蓮華經玄義), '인왕호국반야경소법형초'(仁王護國般若經疏法衡抄) 등은 속장경의 목록을 적은 '교장총록'(敎藏總錄)에만 나올 뿐 실물이 확인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또 함께 나온 '원각경대소석의초'(圓覺經大疏釋義)는 교장총록에도 보이지 않는 희귀본이다.

속장경은 11세기 후반 고려 문종 때 대각국사 의천이 대장경 제작시 누락된 중국.일본.티베트의 경전들을 모아 간행한 것이다. 이후 조선 세조대에 간경도감을 설치해 당시 남아 있던 속장경을 중수본(重修本)으로 다시 간행했다.

그러나 현존하는 것이 드물어 송광사 소장의 5종 등 일부만 전해져 오고 있었다.

특히 '인왕호국반야경소법형초'에는 전북 김제시 금산사도 속장경의 간행에 참여했다는 후기가 남아 있어 당시 간행사업의 규모를 짐작케 하고 있다.

이번 속장경 발견으로 송광사 사천왕상의 제작연대도 15세기 후반으로 밝혀져 현존하는 사천왕상 중에서 가장 오래된 것으로 확인됐다. 지금까지는 전남 장흥군 보림사 사천왕상이 16세기초에 만들어져 가장 오랜된 것으로 알려졌다.

송광사는 오는 22~23일 속장경의 의미와 내용을 규명하는 학술세미나를 개최하고 상태가 좋은 일부 속장경을 공개할 계획이다.

조민근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