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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오빠 어떡해' 전·의경 여친들 발동동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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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이제 겨우 22살이고 남자친구는 23살입니다. 왜 사랑하는 남자가 무서운 곳에서 극한 공포를 느끼며 ‘빨리 나가고 싶다’는 말 밖에 할 수 없게 된 겁니까. 대통령님, 다시 평화롭던 때로 돌려놓아 주십시오.”

촛불 집회가 과격 양상을 보이면서 의경으로 복무하고 있는 남자친구를 걱정하던 여성이 최근 이명박 대통령에게 보낸 e-메일 내용 중 일부다. 애인이 군복무 중인 사람들의 온라인 모임 ‘고무신 카페(cafe.naver.com/komusincafe)’에는 지난 주말 전ㆍ의경에 복무 중인 남자친구를 걱정하는 이들의 글이 잇따랐다. 이 카페의 회원 규모는 1만6000여명이다.

28ㆍ29일 새벽까지 서울 태평로 인근에서 계속된 대규모 촛불 집회에서 시위대와 전ㆍ의경의 부상이 속출했다. 이날 경찰관과 전ㆍ의경은 125명이 부상당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의경 남자친구를 두고 있다는 한 네티즌은 답답한 마음에 이 대통령에게 보냈다는 메일 내용을 공개하면서 남자친구가 제대로 자지도, 먹지도 못하는 상황에서 차디찬 길바닥에서 노숙하는 생활을 두 달 째 하고 있음을 전했다.

지난 주말 집회에 참관했다는 또 다른 네티즌도 비가 쏟아지는 아스팔트 위에 눕힌 대원이 저체온증으로 의식을 잃으려는 상황이었는데, 구급차가 오지 않아 안타까웠다는 상황을 전하기도 했다. “내일이면 교제한 지 2주년인데 남자친구가 아침부터 전화로 ‘죽고 싶다’는 말을 했다”는 또 다른 네티즌의 하소연도 있었다.

이 밖에 전ㆍ의경들의 열악한 응급 처치 상황을 전하는 글도 인터넷 주요 커뮤니티에 속속 올라오고 있다. 최근 집회에 참관했다는 한 네티즌은 “시위대는 앰뷸런스로 호송할 수 있으나 전ㆍ의경들은 차벽으로 인해 호송이 늦어지는 모습을 보면서 안타까웠다”며 “들것이 없어 판자나 전경버스에서 떨어져 나온 그물망을 들것 삼아 옮기기도 했다”고 전했다.

김진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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