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택 D-6] 각 당이 자체 분석한 영남 판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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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바른 선거 합시다" 서울시 선관위와 바른선거시민모임 회원들이 8일 서울역 앞에서 이번 총선부터 실시되는 ‘1인 2표제’를 홍보하는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김성룡 기자]

선거운동 후반으로 접어든 17대 총선의 최고 관심 지역은 단연 영남권이다. 싸움의 양상은 뜨겁고 치열하다. '낙동강 전투'라는 얘기까지 나온다. 이번 총선에서 영남지역이 갖는 정치적 의미 때문이다.

어느 당이 됐건 결과에 따라 '전투에선 이겼지만 전쟁에선 졌다'는 평가를 받을 가능성이 크다. 이는 총선 후 정국 주도권은 물론 지도부의 당권 경쟁과도 직결될 수 있다. 벌써 "영남 선거 결과는 총선 후 당내 권력지도의 바로미터가 될 것"이란 전망이 여야 모두에서 나오는 상황이다.

우선 열린우리당은 지난 8년간의 (한나라당) 싹쓸이를 종식하고, 지역구도를 허물어내야 하는 입장이다. 민주당에서 몸을 떼 나올 때 내걸었던 '전국정당'의 약속도 그래야 실현된다. 이에 비해 한나라당의 영남 사수 의지는 좀더 절박하다. 당세(黨勢)를 회복하기 위해 움막을 지어야 할 터전으로 영남을 설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역정당'이니 하는 지적도 그들에겐 사치로 들릴 정도다.

판세는 엎치락뒤치락한다. 탄핵 정국 후 무혈입성한 열린우리당의 강세는 오래가지 못하는 분위기다. '박근혜 바람'과 '정동영 의장의 노인 폄하 발언'이 기폭제가 됐다. 낙동강 상류에서 시작된 한나라당의 실지(失地) 회복 움직임은 이제 하류를 겨냥하고 있다.

지역에서 올라온 판세를 종합한 열린우리당의 자체 분석은 비관적이다. 당 핵심 인사는 "최근 대구에선 1곳 내지 2곳밖에 남아 있지 않고, 경북은 1곳 정도"라고 했다. 부산.경남 지역에 대해선 "현재로서 확실한 곳은 부산에서 3곳 정도고 당초 8곳으로 잡았던 경남은 6곳으로 줄더니 지금은 2곳에 불과하다"고 설명했다. 영남을 통틀어 잘해야 10석 미만을 건질 수 있다는 얘기다. 현지 분위기는 더 심각하다.

전 경남지사 출신인 김혁규 상임중앙위원은 "비상이다. 지지율이 5~7% 앞섰던 후보들도 점점 밀리는 상황이다. 이 상태로 가면 부산 2석, 경남 2석 이상 힘들다"고 했다. 조성래 부산선대위원장은 "영도(김정길).사하을(조경태) 등 2~3곳 정도가 우세로 나오고 나머지는 거의 혼전"이라고 했다. 조인호(대구 북갑)후보는 "대구는 전멸 가능성이 있다. 제일 큰 문제는 한나라당의 지역정서 호소가 먹히고 있다는 것"이라고 했다.

한나라당 분석도 비슷하다. 특히 박정희 전 대통령에 대한 향수가 짙은 대구.경북(TK)에서 일기 시작한 박근혜 바람이 부산.경남으로 확산하면서 영남 전체의 분위기가 바뀌고 있다는 게 한나라당의 판단이다. 게다가 이 지역은 노.장년 인구가 많아 노풍(老風)이 앞으로 상당 기간 위력을 발휘할 것으로 보고 있다. 윤여준 선대위 부본부장은 "박근혜 대표 등장 후 TK에서는 한두곳만 빼고 모두 우세 지역으로 돌았다"고 밝혔다. 현장에서도 자신감이 부쩍 늘었다. 대구에서 한나라당 최약세 지역으로 꼽히는 중-남구 곽성문 후보조차 "노풍 이후 해볼 만해졌다"고 자신했다.

부산에서도 한나라당이 부쩍 기세를 올리곤 있지만 탄핵 바람을 세게 탔던 지역이라 아직은 열린우리당 우세 지역이 많다는 게 한나라당 중앙당의 주장이다. 약간 엄살을 피는 듯하다. 부산시지부장인 권철현 의원은 "현재 적게는 한곳 , 많게는 세곳 정도만 접전 열세"라고 했다. 그러면서 그는 "朴대표가 12일 부산을 방문하면 한두군데 정도를 제외하고 모두 우세로 돌아설 것"이라고 낙관했다.

이수호.이가영 기자<hodori@joongang.co.kr>
사진=김성룡 기자 <xdragon@joongang.co.kr>

*** 바로잡습니다

4월 9일자 4면 '각 당 주장 영남 지역구별 판세' 표 중 부산 금정 지역구의 한나라당 '이재웅' 후보를 '박승환' 후보로 바로잡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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