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일이 내게 유리하게 풀린다"샐리의 법칙"신세대에 인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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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1면

「우연히 목욕탕에서 등을 밀어준 아줌마가 대학입시 면접관으로나타난다」.재수생 박현선(朴炫膳.19.H학원)양이 시험을 앞두고 PC통신을 통해 합격을 기원하는 친구로부터 받은 격문.
억세게 재수없다는 「머피의 법칙」과는 정반대 개념인 「샐리의법칙」이 최근 신세대 사이에 급속히 번지고 있다.주위에 일어나는 일들이 우연히도 자신에게 유리하게 얽혀져 풀린다는 내용이다.「입시 당일 아침 우연히 봤던 참고서에서 무더 기로 출제된다」,「공부하다 졸린 참에 갑자기 정전된다」,「경쟁률 10대 1인데 응시율은 1대1」등.
입시철을 맞아 PC통신 대화방에 나타난,「샐리의 법칙」을 응용한 통신문들이다.이같은 문구들을 색색의 종이에 적어 코팅한뒤건네주는 경우도 많다.
샐리는 3년여전 개봉된 미국 영화 『해리가 샐리를 만났을때』에서 인기여배우 멕 라이언이 맡은 역.엎어지고 자빠져도 결국은해피엔딩으로 끝나고 마는 샐리의 모습에서 힌트를 얻은 법칙이다. 이 법칙의 원조(元祖)는 「표를 끊고 돌아서는 순간 매진이란 푯말이 걸린다」「다이어트를 끝내는 날 근사한 저녁 파티에 초대받는다」등.
지난해 11월 여성의류업체인 K사가 이같은 문구를 적은 광고를 신문에 게재하면서부터 신세대들의 입을 거쳐 PC통신등에 기발한 문구가 연이어 등장,「창작품」들이 꼬리를 이었다.C광고기획사 카피라이터 유재하(柳在夏.29)씨는 『지난해 유행어였던 「머피의 법칙」이 삼풍사고등 불운으로 귀결된 95년을 상징한다면 「샐리의 법칙」은 사고 없는 96년을 희망하는 젊은층들의 의식이 배어있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이상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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