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서울을만들자>2.컨벤션센터가 없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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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국제라이온스연맹 한국본부 박종무(朴鍾武.54)사무국장은 지난해 열렸던 78차 서울총회 개막당시를 생각하면 지금도 얼굴이 화끈거린다.
지난해 7월5일 오전9시 서울올림픽 체조경기장엔 137개국에서 온 1만여명의 회원이 참석한 가운데 개막식이 시작됐다.
20분쯤 지나 팡파르가 울리고 회의 주제등을 소개하는 순간 체육관 위쪽 스탠드에서 웅성거리는 소리가 나는 듯하더니 여기저기서 참석자들이 일어나 회의장을 빠져나가기 시작했다.순식간에 3분의1정도가 자리를 떠 빼곡하던 스탠드가 썰렁해 졌다.어렵사리 유치한 총회가 개막식부터 난장판이 되고 만 것이다.
朴국장은 크게 당황,빠져나가는 외국인들을 붙잡고 『왜 그러느냐』고 물었다.이들의 대답은 간단했다.
『너무 덥고 앉아있기 불편하다.』 에어컨이 제대로 작동되지 않다보니 1만여명의 열기로 아침인데도 실내 온도는 40도를 웃돌았다.정장한 참가자들은 와이셔츠 안에까지 땀이 흥건히 고여 끝까지 자리를 지키기 어려웠던 것.마이크도 성능이 엉망이어서 잡소리가 더 많이 섞였 고 실내는 울림방지시설이 제대로 안돼 「웅웅」거리는 소리로 짜증을 더했다.
94년4월 54개국 1,7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한국종합전시장(KOEX)에서 열렸던 94아태관광협회(PATA)총회때는 회원국들이 조직위에 거세게 항의하는,국제회의에서는 찾아보기 어려운 해프닝이 벌어졌었다.
전시장내 임시로 설치한 음향기와 조명은 엉망이었고,연설자의 모습과 각종 자료를 비추는 화면은 알아보기 어려울 정도로 흐렸다.플로어가 평면이라 뒷사람은 무대보다 앞사람 뒷머리를 볼 수밖에 없었다.
컨벤션센터가 없어 겪은 국제적인 망신들이다.
한국관광공사 한창영(韓昌英.52)국제협력처장은 지난해 11월미국텍사스주 샌 안토니오에서 열린 관광인센티브유치(SITE)총회에 갔다가 상당한 충격을 받았다.
◇컨벤션센터=컨벤션센터는 편의 시설이 갖춰진 대형 회의장 또는 복합 회의단지다.
회의참가자들은 회의만을 위해 오지 않는다.이들이 외국에 체류하면서 회의에 참가하려면 수준급의 숙박시설.쇼핑및 레저휴식공간등은 물론 여행을 알선할 여행사와 우체국.이발소까지 필요로 한다.따라서 컨벤션센터는 호텔과 회의실이 같은 건 물군(群)에 있는게 바람직하다.숙소와 회의장을 오가며 허비할 시간을 절약하기 위해서다.최소한 지근거리에는 있어야 한다.
외국의 경우 대소 회의장과 전시실.백화점및 기타 유흥시설이 하나로 밀집된 도시를 형성하기도 한다.
들의 대답은 간단했다.
『너무 덥고 앉아있기 불편하다.』 에어컨이 제대로 작동되지 않다보니 1만여명의 열기로 아침인데도 실내 온도는 40도를 웃돌았다.정장한 참가자들은 와이셔츠 안에까지 땀이 흥건히 고여 끝까지 자리를 지키기 어려웠던 것.마이크도 성능이 엉망이어서 잡소리가 더 많이 섞였 고 실내는 울림방지시설이 제대로 안돼 「웅웅」거리는 소리로 짜증을 더했다.
20층짜리의 마리오리추는 화면은 알아보기 어려울 정도로 흐렸다.플로어가 평면이라 뒷사람은 무대보다 앞사람 뒷머리를 볼 수밖에 없었다.
컨벤션센터가 없어 겪은 국제적인 망신들이다.
한국관광공사 한창영(韓昌英.52)국제협력처장은 지난해 11월미국텍사스주 샌 안토니오에서 열린 관광인센티브유치(SITE)총회에 갔다가 상당한 충격을 받았다.
20층짜리의 마리오리버 컨벤션센터의 첨단회의시설은 물론 한군데에서 회의.여가.쇼핑.식사등과 숙박까지 가능한 복합시설은 가위 환상적이었기 때문이었다.
국제회의는 5,000명 이상의 매머드 인원이 참가하는 경우가허다하다.
그러나 국내에는 단1개의 컨벤션센터도 없어 체육관이나 전시장을 빌려 임시변통으로 쓰고 있다.특급호텔이 전국에 60개가 있으나 2,000명이상 수용 회의실을 갖춘 곳은 서울힐튼(3,200명)과 호텔신라(2,000명)두곳 뿐.
국제회의에는 총회장 말고도 전시장과 20여개의 소회의실이 필수적이다.100~500명이 참가하는 그룹별 분과위가 수시로 열리기 때문이다.KOEX나 체육관에 이같은 시설이 있을리 만무하다.그나마 이런 곳조차 최소 2~3년전 예약을 해 야 빌릴 수있다. 관광업계에서 국제회의는「고부가가치의 관광상품」으로 불린다.참가자가 외국의 여론주도층이어서 국가 이미지제고에 한몫할 뿐만 아니라 체재기간이 길고 소비수준이 높아 외화획득에 유리하다는 것이다.
관광공사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일반관광객이 평균4.9일 체류에 1인당 1,064달러를 지출한데 반해 국제회의 참가자들은 7.6일에 2,239달러를 썼다.
94년(95년은 미집계) 한국에서 개최한 주요국제회의는 65건이며 총20만6,107명이 회의 참가차 한국을 다녀갔다.
이는 한국외래관광객수의 5.8%에 해당하는 수준이다.그럼에도88년 서울올림픽 당시 92건을 유치해 피크를 이뤘던 한국의 국제회의 유치는 이후 크게 줄었다.
〈표참조〉 외국주요인사들이 컨벤션센터 하나 없는 서울에서 열리는 국제회의 참가를 꺼리기 때문이다.
문화체육부는 컨벤션센터 건립을 정부차원에서 지원키위해「국제회의 유치에 관한 법률」제정안을 마련해 놓고 있으나 예산편성권을쥐고 있는 재정경제원의 반대에 부닥쳐 햇빛을 보지 못하고 있다. ▶반장:이하경(사회부) ▶전문기자:음성직(교통공학 박사).
신혜경(도시공학박사) ▶기자:신동재.이훈범(사회 부),양선희(수도권부) 특별취재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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