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 부인 미셸 “나도 부드러운 여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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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락 오바마 상원의원의 부인 미셸<左>이 18일(현지시간) 인기 토크쇼 ‘더 뷰’에 출연해 진행자 중 한명과 주먹을 맞대며 인사하는 동작을 선보이고 있다. 미셸은 3일 경선 승리 축하 집회에서 오바마와 이런 식으로 인사했다가 ‘테러리스트의 펀치’라는 공격을 받았다. [AP=연합뉴스]

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 버락 오바마의 부인 미셸은 보수파로부터 거센 비판을 받아왔다. 평소 공격적인 이미지가 강한 그는 “애국심이 부족하다”거나 “백인에 대한 적개심으로 가득 차 있다”는 말을 들어야 했다. 그런 미셸이 토크쇼 출연으로 위기 돌파에 나섰다. 부드럽고 친근한 ‘보통 주부’로서의 면모를 선보여 이미지를 쇄신하려는 것이다.

미셸은 18일(현지시간) 미 ABC 방송의 인기 토크쇼 ‘더 뷰(The View)’에 초대 손님으로 나와 바버라 월터스, 우피 골드버그 등 진행자들과 격의 없는 대화를 나눴다. 변호사로 일해온 경험이나 국가 정책에 대한 견해는 일절 언급하지 않았다. 대신 평범한 노동자 계층 가정에서 나고 자란 개인사, 두 딸을 키우는 엄마로서의 행복을 얘기하는 데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 아침 식사 메뉴로 베이컨을 내놓는다든지, 너무 불편해 팬티 스타킹을 신지 않는다는 시시콜콜한 사생활까지 털어놓았다.

그간 자신에게 쏟아졌던 비난들에 대해서도 해명했다. 오바마의 민주당 경선 승리가 사실상 결정된 3일, 축하 집회에서 미셸은 남편과 주먹을 맞대고 인사를 나눴다. 이 장면 때문에 ‘테러리스트의 펀치’라는 악의적인 공격을 받았다. 미셸은 “이는 새로운 하이파이브(손바닥을 마주치는 인사)로 선거 캠프의 젊은 직원으로부터 배웠다”고 소개했다.

“어른이 된 뒤 처음으로 미국을 자랑스러워하게 됐다”고 발언해 집중 포화를 받은 데 대해서도 “정치적 절차를 문제 삼은 것일 뿐 당연히 조국을 자랑스럽게 여긴다”고 밝혔다. 조지 W 부시 대통령의 부인 로라가 최근 이 발언과 관련, “아마 이전보다 더 큰 자부심을 느끼게 됐다는 말일 것”이라며 감싸준 것에 깊은 감사의 뜻을 전하기도 했다. 미셸은 “로라가 사랑 받는 이유가 있다. 불에다 기름을 붓지 않는 사람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는 미셸이 곤경에 처하자마자 “나는 미국을 정말 자랑스러워한다”며 공격에 가세한 공화당 대선 후보 존 매케인의 부인 신디를 겨냥한 말이다.

앞서 올 4월 신디 역시 여론이 나빠지자 이 토크쇼에 출연해 반전을 꾀한 적이 있다. 매케인의 공식 웹사이트에 게재된 ‘매케인 가족이 좋아하는 요리 만드는 법’이 유명 요리사 레이철 레이 등의 조리법을 그대로 베낀 사실이 드러난 직후다. 신디는 “인턴 직원이 허락도 없이 올린 것”이라고 해명했다.

신예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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