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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건설 5연패 '건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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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 우승이다. 5차전까지 가는 접전 끝에 도로공사를 꺾고 우승을 차지한 현대건설 선수들이 우승이 확정된 순간 서로 껴안으며 기뻐하고 있다. [연합]

"처음부터 이긴다는 생각으로 임했습니다. 앞으로 10연패까지는 자신 있습니다."

관록의 현대건설이 패기의 도로공사를 꺾고 V-투어(수퍼리그 포함) 5연패를 이뤄냈다. 현대건설 류화석 감독은 10연패도 자신했다.

현대건설은 2일 서울 잠실학생체육관에서 벌어진 배구 'KT&G V-투어 2004' 여자부 챔피언결정전(5전3선승제) 마지막 5차전에서 도로공사를 3-1로 물리쳐 3승2패로 우승했다. 올 시즌 여섯차례 투어대회 우승에 이은 챔피언전 5연패.

그러나 우승의 길은 험난했다. V-투어 4차 대회까지 14경기 연속 무실세트 승리를 거뒀던 현대건설은 투어 막바지에 이르러 주전들의 체력이 떨어지면서 흔들렸다. 세터 강혜미(30).센터 장소연(30).레프트 구민정(31) 등 노장 선수들을 대체할 벤치멤버가 숙련되지 않은 탓이었다. 챔피언결정전에서는 도로공사에 26연승을 저지당했을 뿐 아니라 2패를 당해 5차전까지 끌고 가야 했다.

현대건설은 5차전에서도 1세트를 20-25로 도로공사에 내줬다. 하지만 "질 거라고는 상상도 못했다"는 구민정의 말처럼 정신력으로 체력을 끌어올렸다.

레프트 구민정(19득점)의 강타와 센터 장소연(18득점)의 속공으로 도로공사의 수비를 흔들었고, 결국 역전 우승을 일궈냈다.

최우수선수(MVP)에 뽑힌 구민정은 "챔피언결정전 때는 체력이 떨어져 힘들었지만 팀 우승에 보탬이 돼 기쁘다"며 "뛸 수 있을 때까지 코트에 남고 싶다"고 환하게 웃었다.

현대건설은 류감독이 지도자 상을 받는 등 신인상(지정희.KT&G)을 제외한 개인상 7개 부문을 모두 휩쓸었다.

도로공사의 선전도 놀라웠다. 2년 전까지 만년 최하위에 머물던 도로공사는 김명수 감독이 부임하면서 이번 대회 챔피언결정전에 오르는 돌풍을 일으켰고, 최강 현대건설을 끝까지 물고 늘어졌다.

이날도 박미경.한송이의 분전에 힘입어 첫 세트를 먼저 따냈지만 결국 창단 후 첫 우승의 문턱에서 주저앉았다.

강혜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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