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여행>캐나다 밴프 선샤인 빌리지스키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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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1면

밴프에서 선샤인 빌리지 스키장 가는 길에 엘크 떼를 만났다.
눈을 녹이기 위해 뿌린 염화칼슘을 하고 있는지 꼼짝도 하지 않았다.첩첩산중이다.록키산맥 한가운데 들어왔다는 사실이 실감났다. 스키하우스에 들러 렌털 신청서를 작성했다.몸무게.키.주소.
나이.스키수준.여권번호.호텔주소 등을 상세히 적어야 했다.렌털요금 2만5,000원을 내자 장비를 내주면서 카드나 여권을 보여달란다.없다고 하자 무엇이든 맡기란다.100달러짜 리를 내줬다. 장비를 갖추고 리프트권(2만7,000원)을 구입,6인승 곤돌라를 탔다.약 30분동안 상승해 해발 2,160의 스키 베이스에서 내렸다.베이스에는 숙박시설.휴게실.스포츠 숍 등이 갖춰져 있어 스키어들은 이곳을 중심으로 스키를 즐겼다.
베이스에서 정상(2,730)까지는 리프트를 두번 갈아타야만 했다.정상에 서자 차고 건조한 바람이 매섭게 얼굴을 훑었다.머리 위에는 강렬한 태양빛이 쏟아져 내렸다.흰눈에 반사된 햇빛때문에 고글을 썼지만 눈이 시렸다.캐나디언 로키산맥 의 연봉들이끝없이 이어졌다.이제껏 보지못한 웅장함에 잠시 압도됐다.정상에서 베이스까지는 나무 한 그루도 없다.오직 눈뿐이었다.안양출신스키어 이수천(41)씨 내외와 함께 팀을 이뤄 우선 비기너 코스인 그린라인으로 방향을 잡았다.
선샤인에는 제설기가 없다.100% 자연눈이다.캐나다인들은 눈을 파우더(밀가루)라 부른다.『스키 타러 간다』는 소리를 『산에 간다』는 말로 대신한다.특히 선샤인의 파우더는 캐나다에서 최고로 꼽힌다.호텔에 적힌 스키장 일기안내에는 기 존의 1 적설량에 지난밤 3㎝의 눈이 내렸다고 했다.
슬로프는 따로 없다.내려올 만한 곳이면 다 슬로프다.그저 스키탈 수 있는 면적이 1,000만평방로 돼있다.캐나다.미국인들이 대부분이고 일본 스키어들도 눈에 많이 띈다.특히 스키만큼이나 스노보드를 많이 즐겼다.
일본.한국 스키어들과 현지 스키어들의 차이점은 복장에서 드러났다. 동양인이 지나치게 화려한데 비해 그들은 그저 두툼한 평상복에 목도리를 둘렀을 뿐이다.
어떤 슬로프든지 최소한 20분 이상은 내려와야 하므로 체력소모가 컸다.더구나 고도가 높아 피로가 더욱 빨랐다.평소 운동을게을리한 것이 후회가 됐다.휴게실에서 토스트.칠리로 점심을 먹고 오후에는 주로 중급자 코스인 블루라인을 탔다 .용평으로 치면「레드」슬로프 수준이나 가끔 「실버」수준의 언덕도 만났다.선샤인은 베이스를 중심으로 위로는 정상,아래로 스키하우스(해발 1,660)가 위치해 있어 위.아래로 스키를 즐길 수 있는 특이한 구조를 갖고 있다.오후 3시쯤 그들 말대로 한시간 걸려 산을 내려왔다.정상과는 달리 울창한 전나무 숲 사이로 활강하는맛이 상쾌했다.
지난 겨울 휘슬러.블랙콤을 다녀왔다는 李씨는『휘슬러.블랙콤만큼은 스케일이 크지 않지만 아기자기한 전원풍의 스키장』이라고 평했다.일행은 애프터 스키로 밴프 시내로 나가 온천욕을 한후 한국인 식당 고려원(403-762-8862)으로 갔다.고려원은밴프에서 가장 큰 식당으로 인근 스키장마다 광고 팸플릿이 붙어있을 만큼 유명하다.
특히 캐나다 최고인 앨버타산 쇠고기로 만든 불고기.갈비가 맛이 있다.스키로 인한 피로회복에 코크니라는 캐나다 맥주를 곁들이는 것도 권하고 싶다.
코크니는 빙하 녹인 물로 빚었다고 한다.캐나다스카이라인투어(604-435-0913).비룡항공((02) 3452-1556).여행나라((02) 538-1100).
밴프=이순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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