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려라!논술] 인과관계 따져 ‘오류 없는 결론’ 이끌어내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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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열려라! 공부’가 기획한 ‘열려라! 논술’은 서울대를 비롯한 상위권 대학들이 평가하려는 논술능력을 유형별로 기를 수 있도록 마련한 면입니다. 교과서 하나로 논술과 수능을 함께 공부할 수 있도록 구성한 것이 특징입니다. 대입 지도 경험이 풍부한 현직 교사들이 교과서를 보는 새로운 시각을 제시할 것입니다.

<게재순서> 1. 이해·분석하기 2. 요약형 논술 3. 비교와 대조형 논술 4. 추론 (上)추론이 왜 필요한가? 下추론의 확장과 적용 5. 비판형 논술 (上)정해진 관점에서의 비판 (中)관점을 선택하는 비판 (下)문제해결 과정으로서의 비판

<집필> ▶강혜원 중동고(도덕·윤리) ▶김광원 정의여고(국어) ▶이만석 청량고(국어) ▶정규희 용화여고(사회·경제) ▶최윤정 여의도고(영어) (가나다순)



STEP 1 오늘의 논술 들어가기

추리는 알고 있는 것으로부터 모르는 것을 미루어 짐작하는 방식이고, 추론은 객관적인 사실이나 근거를 바탕으로 논리적인 인과관계에 따라 문제의 본질과 해답을 찾아가는 방법이다.

추론은 크게 ‘연역 추론’과 ‘귀납 추론’으로 나뉜다. 연역 추론은 ‘A는 B다(대전제). B는 C다(소전제). 따라서 A는 C다(결론)’의 형식을 갖춰 삼단 논법이라고 한다. 연역 추론은 일반적인 법칙에서 구체적인 상황을 이끌어내는 것으로, 연역 추론이 타당성을 갖추기 위해서는 ①대전제가 타당해야(참이어야) 하고, ②대전제가 소전제의 그것을 포함(소전제가 지시하는 내용이 대전제보다 크면 논리적 오류)해야 한다.

귀납 추론은 구체적인 사실을 비교·검토해 일반적이고 보편적인 법칙을 추론한다. 귀납 추론에서 범하기 쉬운 오류는 ①‘성급한 일반화’의 오류다. 사소한 몇 가지 사례에 근거해 결론을 성급하게 내리는 경우가 이에 해당한다. 그리고 ②전제 중 한 가지라도 참이 아니면, 혹은 결론과 관련이 없으면 결론이 부정된다는 단점을 가진다.

▲연역 추론 사례

<대전제>소매치기는 벌을 받을 것이다. (소매치기가 벌을 받는다는 대전제는 참이다.)

<소전제> 올리버 트위스트는 소매치기다. (소매치기들 중 한 사람이 올리버 트위스트이기 때문에, 대전제는 소전제를 포함한다.)

<결론> 그러므로 올리버 트위스트는 벌을 받을 것이다.



STEP 2 교과서 열어보기

제시문 (가)는 파자(破字)의 사례를, (나)는 사라진 순수 우리말 ‘내일’이라는 단어를 추리해 나가는 과정(한자의 의미 파악을 통해 서술함)을 보여 준다. 제시문 (가)와 (나)의 요지를 활용해, [보기]의 단어 중 ‘파랑새’가 왜 ‘전(全)봉준’을 상징하는지 ‘全’자를 중심으로 추론하시오.

[보기] 새야 새야 파랑새야/전주고부 녹두새야/어서 바삐 날아가라/댓잎 솔잎 푸르다고/봄철인 줄 알지 마라/백설분분 흩날리면/먹을 것이 없어진다.

(가) 파자(破字)는 한자의 자획을 분합(分合)해 맞추는 수수께끼로, 朝(아침 조)를 파자하면, 十日 十月이 되고, 이를 재조합하면 十月 十日이 된다. (나) 우리가 잃어버린 순수한 우리말의 ‘내일’은 무엇이었을까. 아직 분명히 증명된 것은 아니지만 이렇게 추리해 볼 수도 있지 않을까? 옛날에 사라진 동물이나 식물이 화석으로 남아 있듯이, 일본말 가운데는 옛날 우리말이 화석처럼 남아 있는 것이 많다. 그 한 예가 백제 문화가 일본 땅에 들어가 화려한 꽃을 피운 지방인 ‘아스카(あすか)’라는 이름이다. ‘아스(あす)’는 일본말로 ‘내일’이라는 뜻이다. 그런데 이상한 것은 아스카를 한자로 쓸 때에는 ‘명일향(明日香)’이라고도 쓰고, ‘비조(飛鳥)’라고도 쓴다는 점이다.

그렇다면 ‘명일향’과 ‘비조’간엔 어떤 관계가 있을까? 혹시 두 단어에서 우리말 ‘내일’의 흔적을 찾을 순 없을까? ‘명일향’은 ‘내일의 향기’라는 뜻이지만, ‘명일(明日)’만을 떼어 놓고 보면 ‘밝은 날’이라는 뜻도 된다. 그런데 흥미로운 것은 ‘비조(飛鳥)’를 우리말로 읽으면 ‘날(飛)새(鳥)’라는 말이 된다는 점이다. ‘날새’는 ‘날새다’ 즉, ‘날이 밝다’와 연관시킬 수 있으니, ‘밝은 날’이라는 ‘명일’과 ‘비조’가 같은 뜻이 되지 않은가. 이렇게 우리말로 풀이했을 때 이제까지 수수께끼로 남아 있던 ‘아스카=명일향=비조’라는 등식이 풀릴 수도 있지 않을까. 그 옛날 일본 땅에 건너간 백제 사람들은 찬란한 아스카 문화를 통해 우리의 내일과 미래를 실현하고 싶었는지 모른다. <국어생활(블랙박스) ⅰ국어와 한국인의 사고, 이어령의 ‘내일’은 없어도 ‘모레’는 있다>

▶논제 및 제시문 분석

1단계: 朝(아침 조)는 파자(破字)해 순서대로 쓰면 十日十月이 된다. 하지만 이를 분해하면 十月十日이 자연스럽다. 이처럼 한자를 파자해 의미를 더하기도 했다. 일본말 ‘아스카(あすか)’를 한자로 쓰면 ‘명일향(明日香)’ 혹은 ‘비조(飛鳥)’다. ‘명일향’에서 ‘명일(明日)’만을 떼면 ‘밝은 날’의 뜻이다. ‘비조(飛鳥)’는 우리말로 ‘날(飛)새(鳥)’, ‘날새’는 ‘날새다’ 즉, ‘날이 밝다’와 음의 유사성으로 연관된다. 즉 내일의 순 우리말은 ‘밝은 날’ 혹은 ‘날새’로 추론할 수 있다.

2단계: 파랑새를 녹두 장군 전(全)봉준의 상징이라고 한다. 전(全)을 파자하면, 八(여덟 팔)에 王(임금 왕)이 되고, ‘팔왕’은 발음상 ‘파뢍’이 되고 이것이 단모음화 되면서 파랑이 됐다. 즉 작은 충격에도 날아가는 새는 아쉬움의 대상인 전봉준을 형상화한다고 볼 수 있다. 이런 과정을 거쳐 파랑새가 전(全)봉준을 상징하게 됐다.

▶예시 답안

朝(아침 조)를 파자하면 十月十日이 되듯, 전(全)봉준의 전(全)을 파자하면, 八(여덟 팔)에 王(임금 왕)이 된다. ‘내일(來日)’의 사라진 우리말 어휘를 찾기 위해선 백제 문화의 영향을 받아 지명이 된 어휘 ‘아스카(あすか)’에서 추론할 수 있다. 아스(あす)는 일본말로 ‘내일’이고, 아스카를 한자로 쓸 땐 ‘명일향(明日香)’ 혹은 ‘비조(飛鳥)’라고 쓴다. ‘명일향’은 ‘내일의 향기’라는 뜻이지만, ‘명일(明日)’만을 떼면 ‘밝은 날’이라는 뜻이다.

그리고 ‘비조(飛鳥)’를 우리말로 읽으면 ‘날(飛)새(鳥)’라는 말이 된다. ‘날새’는 ‘날새다’ 즉, ‘날이 밝다’와 연관된다. 따라서 내일의 순 우리말은 밝은 날 혹은 날새로 추론할 수 있다. ‘팔왕(八王)’도 발음하면 ‘파뢍’이 되고 이는 단모음화되면서 파랑이 된다. 작은 충격에도 날아가는 새가 아쉬움의 대상인 전봉준을 형상화했다면, 파랑새가 녹두장군 전(全)봉준을 상징하게 됐다고 추론할 수 있다.



STEP 3 기출문제 다시 보기

표는 대통령제를 채택하고 있는 어느 나라의 정치 상황을 두 시기로 나눠 나타낸 것이다. 이에 대한 설명으로 적절하지 않은 것은? <2003학년도 수능 정치>


① (가)시기는 (나)에 비해 정부의 독주 가능성이 높다.

② (가)시기는 (나)에 비해 입법부와 행정부의 대립 가능성이 낮다.

③ (나)시기는 (가)에 비해 정당 간 타협 필요성이 높아진다.

④ (나)시기는 (가)에 비해 정책 결정 과정의 효율성이 낮아진다.

⑤ (나)시기의 상황은 양당제의 의원 내각제 국가에서도 나타난다.

해설: 추론적 사고(정보의 재구성)를 묻는 문제다. 대통령제에서는 행정 수반(대통령)을 배출한 정당을 여당, 그렇지 않은 정당을 야당이라 부른다. (가)시기는 ‘여대야소’, (나)시기는 ‘여소야대’의 형태다. 의원내각제의 경우 수상이 소속한 당이 반드시 의석의 절반 이상을 차지해야 수상을 배출할 수 있다.

오답 피하기: (나)시기는 이른바 ‘여소야대’ 상황을 보여 준다. 여소야대에서는 행정부의 원활한 정책 수립을 위해 거대 야당과의 타협, 조율이 필요하다. 그러나 의회 다수당이 내각을 구성하게 되는 의원내각제에서는 (나) 상황이 발생하는 것이 불가능하다.

<답:>⑤



STEP 4 실전 응용하기

▶ 자료1, 2의 공통점과 차이점을 귀납추론 방식으로 설명하고, 한국 여성의 경제활동 참가율을 높이기 위한 방안을 제시하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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