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산철교 설계부터 잘못-본지 79년 설계도면 단독입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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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97년부터 전면 재시공키로 결정된 당산철교는 교량이 견딜 수있는 허용 피로도가 현재의 기준치보다 모두 구조물에 과중하게 받도록 설계된 것으로 드러났다.
이로 인해 준공된지 12년밖에 안된 교량에 840이 넘는 전동차가 하루평균 500회 왕복하는 바람에 하중을 견디지 못하고수백군데에 달하는 균열이 발생한 것으로 분석됐다.
〈관계기사 19면〉 본사 취재진이 7일 당시의 당산철교 설계도면을 확인한 결과 교량이 반복하중으로 받을 수 있는 「허용피로도」가 현재의 기준으로 볼때 평방㎝당 700㎏이하(전동차 200만회이상 왕래기준)를 받도록 설계돼야 하는데도 모두 700㎏을 넘 어 과중하게 하중을 받도록 설계됐다.
삼우기술단이 79년 설계한 도면을 보면 현재 가장 균열이 많이 생긴 세로보(열차진행방향으로 놓인 강재)의 경우 피로도가 압축응력(위에서 누르는 힘에 받는 힘)이 930㎏,인장응력(잡아당기는 힘에 받는 힘)이 1,019㎏으로 모두 현재의 기준인700㎏을 넘게 받도록 설계됐다.또 현재의 기준으로 1,120㎏까지 허용될 수 있는 가로보의 피로도도 양 끝부분만 기준에 맞게 돼 있을 뿐 나머지 부분은 모두 1,188~1,265㎏에달하는등 기준을 크게 초과하고 있 다.
현재 당산철교에는 전동차가 하루평균 500회씩 개통이후 지난12년동안 모두 219만회 이상을 왕래하고 있어 이미 그 허용능력을 초과하는등 피로도를 이기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지하철공사 관계자는 이같은 설계에 대해 『당산철교를 설계했을 당시인 70년대말에는 강 교량의 피로도에 대한 설계경험이 전혀 없었으며 피로도에 대한 연구도 거의 없어 당산철교의 구조물이 취약하게 설계된 것으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이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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