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미있는골프규칙>터치 플레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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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8면

아마추어 골퍼들이 가장 많이 범하는 규칙위반중 하나가 이른바터치플레이다.
라이가 좋지 않을때 클럽헤드로 공을 슬쩍 건드려 좋은 지점으로 옮겨놓고 치는 행위다.이때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행동은 주위에서 보는 사람이 없는지 곁눈질을 하는 것이다.
「공은 있는 그대로 쳐야 한다.」이것이 골프의 철칙이다(규칙제13조 1항).규칙에서 허용하는 경우를 제외하고 플레이어가 공을 집어올리거나 건드리면 1벌타에 해당한다.이때 움직여진 공은 제자리에 놓고 쳐야 한다.그렇지 않으면 2벌 타가 부과된다(규칙 18조 2항).
세계적인 선수들이 출전해 관심을 모은 조니워커 스킨스게임(7일)과 현대클래식골프대회(10~12일)가 끝난 후 TV중계를 본 시청자.갤러리들로부터 문의전화가 쇄도했다.『선수들이 페어웨이에 떨어진 공을 집어들어 옮겨놓고 치던데 그래도 되느냐』는 「항의성」전화였다.
당시 두 대회의 주최측은 공의 라이가 좋지 않을 경우 6인치이내에서 공을 옮길 수 있도록 특별배려(?)했다.「코스의 상태가 악화돼 진흙등 악조건 아래에서는 위원회가 코스의 보호등을 위해 로컬룰로 구제처리를 규정할 수 있다」는 규 칙에 따른 것이다(부칙 Ⅰ A-8).
그러나 이 조항은 코스상태가 극히 나쁜 지점에 한해 수리지등의 표시로 구제할 수 있다는 의미이지 코스 전체에 이를 적용하는 것은 지나친 확대해석이라는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실제로 당시 중문과 성남CC는 플레이가 불가능할 정도로 코 스 상태가 나빴던 것도 아니다.
따라서 디보트 자리에 들어간 공까지 리플레이스를 허용한 두 대회는 골프의 기본정신에서 보면 「대회가 아니라 쇼」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김종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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